‘가짜사나이’ 댓글 28만개 분석해봤더니...최다 키워드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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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사나이’ 댓글 28만개 분석해봤더니...최다 키워드는 '진짜'
신드롬 일으킨 웹예능 '가짜사나이' 인기 요인은
댓글에 ‘진짜’, ‘공혁준’, ‘교관’ 순으로 언급 많아
잘짜인 기획력과 '군대 콘텐츠' 틈새시장 공략이 성공 비결
  • 이준엽 기자
  • 승인 2020.08.27 13: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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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사나이 ep.1 '일반인이 특수부대 훈련을 경험한다' ⓒ피지컬갤러리
가짜사나이 ep.1 '일반인이 특수부대 훈련을 경험한다' ⓒ피지컬갤러리

[PD저널=이준엽 기자]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가 기획·제작한 <가짜사나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가학적인 훈련 모습에 거부감이 생길 법했지만, <가짜사나이>는 1개월만에 5천만 뷰를 기록하며 초대박 콘텐츠로 떠올랐다. 

마초 냄새를 물씬 풍기는 콘텐츠에 많은 이용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5일까지 <가짜사나이> 시즌1 7편에 달린 댓글 총 27만 9560개를 웹크롤링 방식으로 취합해 인기 요인을 살펴봤다. 워드클라우드를 통해 댓글에서 자주 언급된 단어를 뽑아봤는데,  '진짜'라는 키워드가 2만 6963번으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가짜사나이> 시즌1은 BJ, 유튜버, 스트리머 등 크리에이터들이 훈련생으로 특수부대 훈련을 체험하는 과정을 담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를 패러디한 것으로, <가짜사나이>는 '우리가 진짜'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댓글만 보면 <가짜사나이>의 전략은 통한 것으로 보인다. ‘진짜’라는 키워드를 언급한 댓글에는 '진짜 사나이보다 더 진짜 같다'는 내용이 많다.  

<가짜사나이>는 <진짜사나이>와 차별점을 뒀지만, 훈련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담는 기존 예능 문법은 그대로 따랐다. 문제적 훈련생이 초반에 훈련을 따라오지 못하다가 점차 적응하는 스토리를 <가짜사나이>에선 유튜버 '공혁준'이 보여줬다. 댓글에서 두번째로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공혁준'이었는데, 1만 4977번이 언급됐다.

공혁준은 초반 훈련에 불성실하게 임해 교관들에게 지적을 받았지만, 5화를 기준으로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에피소드 5화에서 퇴교 위기를 맞은 공혁준은 이후 에피소드에서 솔선수범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댓글 역시 '민폐 캐릭터' 등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달라졌다" 열심히 한다" 등의 긍정 반응이 늘었다.  훈련대장으로 참여한 이근(36) 대위도 비하인드 영상에서 “공혁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라고 평가했다. 

가짜사나이 시리즈 댓글을 모아 분석한 워드클라우드
'가짜사나이' 시즌1 댓글을 워드클라우드로 시각화한 결과. 

<가짜사나이>가 신드롬급의 인기를 끈 배경으로 교관들의 활약상을 빼놓을 수 없다. <가짜사나이> 영상 댓글에서 '교관'은 1만4479번으로, 세번째로 많이 언급됐다. 특히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등 화려한 스펙을 보유한 이근 대위는 "인성에 문제 있어" 등의 유행어를 남기며 화제의 인물이 됐다. 이근 대위가 미국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소말리아, 이라크 등에서 활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자가 봐도 멋있다'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강압적인 교관의 모습을 보고 훈련생들에게 감정을 이입한 댓글도 눈에 띄었다. 한 이용자는 '얼차려 주는 모습이 살벌하다. 훈련소 교관이랑 비슷하다'는 감상평을 적었다. 군대를 갔다온 20대 이상 남성에게는 훈련의 경험을 떠올리는 '공감 콘텐츠'로 다가간 것으로 풀이된다.  

‘사람’, ‘훈련’, ‘계란’ 등도 댓글에서 자주 언급된 키워드로 나왔다. 평균 이하인 ‘사람’들이 ‘훈련’을 통해 바뀌어 나가는 과정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한 이용자는 “하려는 의지에 시청자로서 감동받았다. 포기하지 않아줘서 보는 내가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가짜사나이>은 잘 짜인 기획력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콘텐츠로 평가받는다. 인지도가 높은 유튜버를 모아 최근 제작이 뜸한 군대 소재 콘텐츠를 선보인 게 먹혔다는 분석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유튜브 생태계가 <가짜사나이>로 한단계 진화를 이뤘다고 보는데, 유튜브에서 자주 하는 합방형식에 자본을 투여한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 남성적인 콘텐츠가 나온 적이 없었다. 군대문화에 대한 향수일수도 있지만 UDT/SEAL이라는 선망의 대상을 볼 수 있었던 점도 인기 요인"이라고 했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교수도 “남자들이 좋아하는 장르로, 흔하지 않다"며 “스토리텔링이 단순하기 때문에 연출 측면에 힘을 많이 쓴 것 같은데, <가짜사나이>는 제작 능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가짜사나이>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피지컬갤러리'는 새로운 출연자들을 선정해 시즌2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26일까지 시즌2 지원자 신청을 받은 '피지컬갤러리'는 선발 기준과 관련해 “지원자들의 캐릭터, 미디어 플랫폼에서의 영향력, 콘텐츠 커버리지 능력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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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빡빡이 2020-08-27 20:15:42
역시 ㅈ밥 공중파랑은 질이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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