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보도, ‘2차 피해’ 우려...”선정성만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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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출소 이후 안산시 거주 계획 알려지면서 불안감 키우는 보도 이어져
안산시 "기자들 피해자 집주소 물어...잊힐 권리 무시한 취재" 비판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조선일보와 국민일보가 단독으로 전한 보도.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조선일보와 국민일보가 단독으로 전한 보도.

[PD저널=박수선 기자]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출소 이후 거주할 것으로 알려진 안산시가 ‘조두순 보도’의 2차 피해를 우려하면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받고 오는 12월 만기 출소하는 조두순은 최근 언론의 조명을 다시 받고 있다. 지난 7월 안산보호관찰소 심리상담사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조두순이 한 발언이 지난 10일 알려지면서 ‘출소 이후 거주지’, ‘피해자 집과의 거리’ 등에 주목한 보도가 쏟아졌다. 

<조선일보>는 단독을 붙여 조두순의 안산 집이 피해자의 집과 얼마나 가까운지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안산 돌아가 물의 안 일으키겠다’는 조두순의 발언을 제목으로 달아 오히려 안산시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피해자의 인권 보호와 과도한 공포감 조장 자제 등을 강조한 ‘성범죄 보도 준칙’과는 거리가 먼 보도들이다.  안산시에 따르면 ‘현장 취재를 하겠다’며 피해자의 집 주소를 물어온 기자들도 있었다. 
  
안산시는 11일 낸 공식 입장에서 “피해자의 ‘2차 피해’와 ‘잊혀질 권리’를 배려하지 않고, 선정성만 부각하는 태도”라고 꼬집으면서 “조두순으로부터 극심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그 가족, 그리고 74만여 안산시민 전체를 불안에 떨게 하는, 2차 가해에 준하는 언론의 이러한 행태가 옳은 것인지 언론사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산시는 “성범죄 피해자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은 기본 상식에 가깝지만, ‘잊혀질 권리’를 무시한 취재 앞에서는 유명무실해졌다”며 “이러한 보도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싶어서인지,  ‘클릭’을 높이고 싶어서인지 해당 언론사에 진지하게 묻고 싶다”고 했다. 

“성범죄 관련 예방 대책은 오로지 피해자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한 안산시는 “과거 벌어졌던 끔찍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무부, 경찰 등 관계기관과 함께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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