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안정호 기자] 코로나19 시대에 처음으로 맞는 이번 추석의 풍경은 예년과 사뭇 다르다. 정부가 귀향 자제를 권고해 온가족이 모여 북적거리는 고향집의 모습을 쉽게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추석'은 연휴 기간에 각 방송사들이 마련한 특집 프로그램도 바꿔놨다.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실내에서 하던 행사 장소를 야외로 옮기고, 현장감이 생명인 콘서트는 아예 '랜선 콘서트'로 탈바꿈했다.
KBS가 이번에 추석 특집 콘서트로 준비한 '나훈아 콘서트'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오는 30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는 KBS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나훈아의 15년만의 방송 출연인 데다 현장에 관객이 없는 '언택트 콘서트'라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KBS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감사와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과거 많은 위기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힘을 내자는 취지로 편성됐다”고 밝혔다.
나훈아는 지난 23일 공연에서 앞서 초청받은 랜선 관객 1000명에게 “오늘과 같은 공연은 태어나서 처음”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공연 무대는 4면을 1,000명의 관객 스크린이 감싸는 형태로 제작됐다.
연출을 맡은 송준영 PD는 “원래 야외 공연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오프라인 관객과 언택트를 동시에 결합한 공연을 추진했으나 코로나 2.5단계 격상으로 언택트 방식으로만 하기로 결정했다”며 “비대면 관객 접속이 잘 될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열정적인 관객이 높은 참여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공연에 초청된 관객들은 온라인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봤다”, “2시간이 넘는 공연이 순삭이었다” 등의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언택트 프로그램이 불가피해지면서 여러개의 화면으로 관객과 연결하는 '비디오월'(멀티비전) 등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 <코미디 빅리그> 등 시청자 참여가 필수적인 프로그램에서 큰 화면으로 보이는 게 멀티비전이다.
오는 10월 1일 방송을 시작하는 TBS <힐링스테이지 그대에게>의 한선정 PD는 “코로나19 시대 속 공연 자체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디오월'을 통해 무대에 서고 싶은 뮤지션들과 공연에 대한 갈증이 있는 시민들이 '온택트'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MBC 대표 명절 프로그램인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은 경기 종목을 변경했다.
앞서 MBC는 “현 사회적 분위기와 코로나19의 위험성으로 기존의 체육관에서 하던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종목을 전면 취소했다”면서 "실외에서 진행 가능한 종목으로 방역과 인력 최소화, 안전을 우선하겠다고 밝히고 e스포츠와 반려견 스포츠(어질리티)로 나눠 편성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이하 <아이대>)는 e-스포츠 대회임에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야외 경기로 진행된다. 공식종목은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다. 엔플라잉, NCT DREAM, 러블리즈, 오마이걸 등 다양한 아이돌 그룹의 e스포츠 실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아이돌 멍멍 선수권대회>(이하 <아멍대>)는 국내 예능 최초로 어질리티 대회를 선보인다. 어질리티는 사람과 반려견이 각종 장애물을 빠르게 뛰어넘고 통과하는 놀이로, 해외에서는 이미 대중적인 반려견 스포츠다.
두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김선영 PD는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출연 선수들과 스태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무관중으로 진행했다"며 "선수 간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개별 부스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대>, <아멍대>는 각각 오는 10월 1일과 10월 2일 오후 5시 50분부터 100분간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