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신문, 北 신형 ICBM 공개에 비핵화 협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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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조선노동당 75주년 기념열병식에서 "남북 다시 두 손 마주잡는 날 오길"
보수언론, '한미훈련 중단' 등 거론하며 정부 책임론 제기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1축(양쪽 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1축(양쪽 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북한이 조선노동당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며 자위적 전쟁억제력 강화 방침을 밝혔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수해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향해 “미안하다” “고맙다”를 반복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측에는 “하루빨리 보건 위기가 극복돼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12일 다수의 아침신문은 화성-15보다 덩치가 더 큰 신형 ICBM을 ‘괴물’로 지칭하면서 북한의 신무기 공개 의도 등을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북한이 첫 공개한 신형 ICBM과 SLBM은 모두 탄두부에 핵탄두 2~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MIRV) 형태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라며 “신형 ICBM과 SLBM은 아직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 등은 미지수”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미국을 겨냥해 핵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정치적 과시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화성-15형도 과거 시험발사에서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증명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형 ICBM 등이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임을 강조했지만 보수신문을 중심으로 사정권을 계산하며 신무기의 위협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정부가 종전선언 의지를 보인 동안 북한은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이 신무기를 개발했다는 식의 주장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3면 <한미훈련 중단한 사이…북한, 南 때릴 신무기 4종세트도 완성>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내며 북과 남이 손을 맞잡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며 화해 제스처를 보였지만 정작 신무기들은 남한을 겨냥한 것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경 600㎜급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방사포인 초대형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 약 400㎞ 로 우리 남해안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며 “북한은 이 4종 세트로 주한미군의 평택·오산 기지는 물론 경북 성주 사드 기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F-35 스텔스기가 배치된 청주 기지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미사일들과 방사포 수십 발을 ‘섞어 쏘기’하면 기존 한·미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10월 12일  3면 기사.
조선일보 10월 12일 3면 기사.

 

<동아일보>는 1면 <핵협상 3년…北, 괴물 ICBM 만들었다>에서 “북한이 최대 600kg급 핵탄두를 3개까지 싣고 워싱턴, 뉴욕 등 미국 동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세계 최대 이동식 신형 ICBM을 전격 공개했다”며 “2018년부터 3년간의 비핵화 협상 동안 시간을 벌면서 오히려 핵타격 능력을 증강시켜 왔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지들은 정부가 북측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탐탁지 않은 반응이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지난 11일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면서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이날 열병식은 김정은의 ‘눈물 연설’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근본적으로 바뀐 건 없음을 확인시켰다”며 “정부는 김정은의 ‘눈물’ 대신 본심을 직시하고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일보>는 “지금 문 대통령이 할 일은 현실성 없는 종전선언 추진이 아니라 북한에 공무원 피살 책임을 엄중히 묻고 한·미를 위협하는 ‘핵 무력 과시 쇼’의 중단을 촉구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김정은이 울면서 ‘미안하다’고 연설한 건 북한 내부가 그만큼 힘든 상황임을 보여 준다. 그런 만큼 제재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북한을 설득해 비핵화에 나서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청와대의 반응을 두고 “우리 국민을 잔인하게 죽여 놓고도 김정은이 ‘미안하다’고 한마디 하니 감읍했던 그대로”라면서 “북한이 무슨 일을 저지르든 남쪽을 향해 입 발린 소리 한 마디만 하면 만사 없었던 일이 된다. 김정은은 남쪽 다루기 참 쉽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하면서 실천을 당부했다. 

“11월 미국 대선 이후 북-미 관계의 새로운 모색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북한의 신형 무기 공개를 너무 부풀려서 과도하게 대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한겨레>는 김정은 위원장의 화해 손짓에 대해 “당장은 아니겠지만, 미국 대선 이후 적절한 시기에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하게 내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북한 당국의 실천적인 모습이 뒤따르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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