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대본 쓰고 편집하는 시대, 콘텐츠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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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대본 쓰고 편집하는 시대, 콘텐츠 미래는
한국PD연합회 'AI양재허브’,21일~22일 '인공지능 콘텐츠 컨퍼런스' 개최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0.10.22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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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PD연합회와 'AI양재허브‘ 주최로 열린 '인공지능 컨퍼런스'.
한국PD연합회와 'AI양재허브‘이 주최하고 방송콘텐츠진흥재단이 주관한 '인공지능 컨퍼런스'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PD저널=박수선 기자] 사회 각 분야에 빠른 속도로 파고든 인공지능이 콘텐츠의 미래까지 바꿔놓을까. 

한국PD연합회와 'AI양재허브‘ 주최로 21일 22일 양일간 열린 '인공지능 콘텐츠 컨퍼런스'는 뉴스와 음악 등 각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인공지능으로 달라질 콘텐츠의 앞날을 조망한 자리였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로 인류가 쌓은 ‘금자탑’을 넘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보이저-X의 남세동 대표는 “인공지능은 기존에 개발자들이 만들어온 IT 기술과는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한다”며 “지금까지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을 이기는 방법을 사람은 발견하지 못했는데 인공지능 알파고가 해냈고, 번역‧그림‧음악도 인공지능으로 가능하다. 내년쯤에는 스타크래프트 한국 챔피언을 인공지능이 이기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남세동 대표는 1998년 카이스트 재학 시절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을 개발하고, 네이버 자회사 라인에서 ‘라인카메라’ 등을 만든 ‘슈퍼 개발자’다. 

그는 높은 창의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남 대표는 “시뮬레이션으로 완벽한 세계가 구축된 바둑에서 인공지능은 승패를 반복하는 강화학습을 통해 사람이 알려주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음악 미술 등 인간의 창의력이 중요한 영역에도 99%까지는 인공지능이 커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로봇저널리즘 연구자인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깊은 통찰력이 필요한 영역을 제외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제한적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준환 교수는 “로봇저널리즘은 가까운 시일 내에 데이터 속에서 빠르게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로봇의 기사 작성 시간은 0.3초도 안 걸리는데, 특히 재난 상황 등에서 사람보다 빨리 기사 송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로봇기자와 인간과의 관계를 협업 관계로 규정한 이 교수는 “(로봇저널리즘은) 사람이 할 수 없거나 귀찮은 일을 대신 해주거나 폭발적으로 증가한 정보의 바다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전달하는 정보 서비스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보를 해석하고 숨은 의미를 찾는 통찰력 있는 보도는 사람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2차 기계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은 전기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전기가 우리 생활에 녹아들었던 것처럼 21세기에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에 인공지능이 녹아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식 교수는 “태어나서 곧바로 스마트폰을 접하는 Z세대는 밀레니얼세대와도 다르게 인간 친구가 아니라 가상의 친구로 사회성을 쌓는다”며 “Z세대는 오프라인 말고 디지털 온라인 세상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 셈인데, 온라인 세상에서 경험이 많은 Z세대를 따르고 배우는 Gen-Z-Fication’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콘텐츠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종합 토의에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권오상 미래미디어연구소 센터장은 “콘텐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학습한) 완벽한 논리는 완벽하게 재미없는 것을 뜻한다. 인공지능이 수요 예측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아무리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기분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콘텐츠 제작요소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김대식 교수는 “인공지능이 물체 인식에 이어 스타일 인식도 하는데, 스타일이 비슷한 아침 드라마는 지도학습을 통해 대본 대량생산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2차 기계혁명 시대를 맞아 콘텐츠산업 종사자들은 누구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콘텐츠를 대량생산하는 길을 택할지, 아니면 자부심을 갖고 인공지능으로 불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지 결정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고찬수 한국PD연합회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을 한번 해봤어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어느새 인공지능으로 대본을 쓰고 영상, 편집도 가능해졌다”면서 “인공지능의 안정성과 심리적인 문제 등으로 퍼지지 않았을 뿐이지, 비용이 인건비보다 훨씬 싸면 방송사 경영진은 인공지능을 제작 현장에 도입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크리에이티브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100여명이 참여한 '인공지능 콘텐츠 컨퍼런스'는 한국PD연합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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