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삼성’ 과오 감춘 보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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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삼성’ 과오 감춘 보수신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6년 투병 끝에 25일 별세
조선일보 “기업인 궤적에 명암 없을 수 없다”
경향 “어두운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야"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0.10.26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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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전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후 6년간의 투병끝에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뉴시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전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후 6년간의 투병끝에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2014년부터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투병 중이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78세의 일기로 25일 별세했다. 26일 조간은 삼성을 초인류 기업으로 이끈 故 이건희 회장의 ‘거인’ ‘승부사’ 면모를 되짚으면서 '이건희 이후' 삼성의 길을 내다봤다.   

삼성과 특수한 관계인 <중앙일보>는 1면부터 총 8개 면을 털어 이건희 회장이 걸어온 길, 전 비서실장의 추도사 등을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중앙일보>는 “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근본적인 변혁을 강조한 ‘신경영 선언’에서 취임 25주년인 2012년 ‘창조경영’에 이르기까지 한순간도 변화와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고 고인을 평가했다. 

3면 <말수 적었던 소년, 레슬링‧싸움은 끝장을 봐야 했다>에선 “이 회장은 서울사대부고 시절인 59년 전국레슬링대회에 웰터급으로 출전해 입상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고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한다는 ‘일진과 맞붙은 일화” 등을 끄집어내면서 승부사 기질을 부각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2013년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이 회장이 설파했던 ‘1등의 위기’가 그대로 현실이 되고 있다”며 “(당시 이 회장 제시한) 키워드는 그가 실천해왔던 도전과 혁신, 창조경영이었다. 삼성뿐 아니라 이 시대 한국의 기업인들이 되새겨야할 금과옥조”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지만 세계 초일류 기업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회장이 보여준 통찰력과 승부 근성은 백 마디 말보다 우리 사회에 울림이 컸다”며 “세계 변방에 머물러 있던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적당주의와 이류 의식을 과감히 깨부수는 혁신 경영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는 비단 삼성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산업계와 한국 사회에 ‘코페르니쿠스의 전환’과도 같은 충격을 던져주었다”고 고인을 추어올렸다.  

이어 <조선일보>는 “기업사와 기업인의 궤적에 명암이 없을 수는 없다”며 “우리도 ‘세계 1등’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언제 무너지고 사라질지 모른다는 그의 메시지는 그가 떠난 이후에도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건희 별세' 소식으로 장식된 26일자 종합일간지 1면.
'이건희 별세' 소식으로 장식한 26일자 종합일간지 1면.

<조선일보>는 “명암이 없을 수 없다”고 변명조로 넘어갔지만, ‘무노조 경영’ ‘정경유착’ ‘불법 승계‘ 등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이 남긴 과오는 가볍지 않다. 그러나 <경향신문> <한겨레> 정도만 ‘삼성의 그늘’에 시선을 뒀다. 

<한겨레>는 3면 <반도체로 ‘1등 신화’썼지만, 무노조 승계 ‘초법적 경영’>에서 “거침없는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간 이건희 시대는 법과 상식이 자리잡은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멀었을뿐더러, 동시에 탈법과 일탈의 연속이기도 했다”며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탄압해온 무노조 경영, 뇌물과 정치자금으로 권력을 관리하고 대가를 누려온 정경 유착의 상징이 국내 최대 그룹 삼성이 된 과정에도 그의 행보는 깊숙이 관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을 특징지은 탈법·초법적 행위의 씨앗은 세금 없는 상속·승계와 총수 일가의 변칙적인 계열사 지배력 유지 욕구에서 비롯됐다”며 “이건희 회장 자신이 공익법인을 통한 변칙 증여를 받은 데 이어, 이 회장 역시 아들 이재용 부회장 등 세 자녀에게 세금 없는 대물림의 악습을 이어갔다. 편법과 탈법을 통해 경영권 승계를 이루려던 ‘비책’이 후계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물론”이라고 진단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삼성 총수 일가는 상속세를 빠트림 없이 정당하게 내겠다는 약속부터 내놓길 바란다”며 “어두운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는 것이 이 회장의 이름을 올바로 남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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