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50주기에도 ‘반노동’ 보도 여전...“언론 시각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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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노동 존중 보도·제작 실천 선언문’ 채택
“‘불법파업’ ‘강성노조’ 등 편견 부추기는 표현 배격” 등 담겨

13일 언론노조가 노동 존중 보도·제작 실천 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PD저널
13일 언론노조가 노동 존중 보도·제작 실천 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PD저널

 

[PD저널=안정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13일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반노동' 표현 배격 등을 내용으로 한  ‘노동 존중 보도·제작 실천 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언론노조가 발표한 실천 선언문은 △‘노동’과 ‘노동자’,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조장하는 용어 사용 배격 △파업 등의 단체행동의 배경과 취지를 충실히 취재·보도·제작 △정부·경제인 단체 보도자료를 기사화 할 때 노조·노동 관련 연구단체가 제공한 자료가 있는지 확인 △노동자의 생명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자본의 이윤추구 감시 △사회 약자의 노동에 대해 특별한 보호가 필요함을 주지하고 보도·제작에 반영 △취재·제작 시 노동자들의 노동 기본권 보장에 유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론이 ‘귀족노조’, ‘강성노조’, ‘밥그룻’, ‘철밥통’ 등의 비하 표현을 지양하고, ‘불법파업’, ‘불편함 조장’ 등 노동3권에 대한 부정적 관점에서 벗어나 파업에 대한 경위도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어둡고 열악한 곳에서 일하는 ‘달빛 노동자’들은 더 늘어나고 있다”며 “언론은 이런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생각하면 부끄럽다. 그동안 관심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노동현장 보도의 수량적인 측면이 아닌 노동현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을 고칠 필요가 있어 실천 선언문을 만들게 됐다”고 실천 선언문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오정훈 위원장은 “(노동자가) 파업을 하면 제일 먼저 등장하는 보도는 파업으로 교통이 막힌다는 스테레오 타입 형의 보도만 나오면서 파업이 불편함을 준다는 인상만 주고 있다”며 “언론들이 노동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전환해 보도·제작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빈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은 13일자 <조선일보> '만물상' 칼럼을 들어 “칼럼을 쓴 논설위원은 ‘전체 임금노동자의 10% 대기업 귀족 노조가 나머지 90%를 사실상 착취’라는 문구를 언급하며 어떤 근거도 없이 착취란 용어를 쓰고 있다”며 “노사관계에서 착취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것이지 노동자가 노동자를 착취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형우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장은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독학하며 ‘대학생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며 “살인적 노동환경에 신음하는 노동자들이 아직 많은 지금, 언론인들이 이 시대의 전태일들의 ‘대학생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외 언론노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지부장은 “이번 실천 선언문이 보도·제작에 국한하지 않는다”며 방송심의, 미디어 리터러시, 방송광고 등 언론을 둘러싼 모든 환경에서도 노동과 노동자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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