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투자 중단" 포스코 노조에 언론계 비판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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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투자 중단" 포스코 노조에 언론계 비판 빗발
PD연합회 "포항MBC '그 쇳물 쓰지 마라' 공영방송 책무 수행...노조가 사측 대변인인가"
MBC 노조 "포항시민·언론사 겁박한 포스코, 시대착오적 인식"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0.12.22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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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전국방송된 포항MBC 특집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 화면 갈무리

[PD저널=이재형 기자] 포항제철소 노동자들의 직업병 실태 등을 다룬 포항MBC <그 쇳물 쓰지 마라> 방송 이후 지역 사회 소비를 중단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포스코 노조에 언론계의 비판이 거세다. 

지난 10일 지역에서 전파를 탄 이후 지난 21일 전국 방송된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철가루가 민가에 쌓일 정도로 일대 지역이 미세먼지와 중금속 등 발암물질에 오염된 실태를 폭로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한 폐암, 백혈병 등 중증 질병에 시달리는 노동자와 주민들을 보여주고 환경 개선을 촉구했는데, 이에 대해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 노동조합은 “균형감 있는 정론직필을 촉구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포스코 노조는 입장문에서 “지역 공헌 활동을 중단하고 포항에서의 소비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며 “포스코 직원과 자녀의 주소지를 타 도시로 옮겨 포항을 50만 이하 도시로 만들고 공무원 감축, 남북구 관공서 통폐합 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겠다”고도 했다. 

포항MBC 지난 16일 뉴스데스크에서 “포스코는 포항에서 비판할 수 없는 성역이 아니며, 환경, 노동, 안전과 관련해 법적 의무를 다하고 언론의 상시적인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할 포항의 한 구성원”이라고 반박했다. 다큐를 연출한 장성훈 포항MBC 기자는 통화에서 “시민들을 포스코의 시혜에 목매는 존재로 보고 있다고 느껴져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언론현업단체들도 일제히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방송기자연합회는 지난 16일 “언론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기사를 전했다는 이유로 취재를 방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한국PD연합회는 지난 18일 '포항 MBC의 정당한 프로그램을 매도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포항 MBC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공영방송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은 건 작업장의 발암물질 때문이란 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했다. 

이어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 노동조합이 보여준 태도는 우리를 아연케 한다. ‘직원과 자녀 주소를 타지역으로 옮겨서 포항을 인구 50만 이하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앞장서서 옹호해야 할 노동조합이 사측의 대변인이 되어 양심을 저버린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1일 “직업병과 대기오염을 지적한 정당한 보도를 두고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포항시민과 언론사를 말 그대로 겁박하고 있다”며 “포스코는 지금이라도 시대착오적 인식을 벗고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기를 권고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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