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강도 높아지는데...연말 시상식 앞둔 지상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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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집합' 허용된 방송사 시상식 예정대로 개최 예정
가요대전 등 '사전녹화' 전환...대면 접촉 최소화
"시상식 감염병 확산에 취약...강행 중단해야" 지적도

지난 19일 열린 SBS '연예대상' 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19일 열린 SBS '연예대상' 방송 화면 갈무리.

[PD저널=박수선 안정호 기자] 정부가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는 등 연말연시 방역의 강도를 높이면서 방송사들도 긴장감 속에 연말 시상식 준비에 들어갔다.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지상파 시상식 가운데 KBS <가요대축제>와 SBS <연예대상>은 지난주 막을 내렸고, 3사 연기대상과 KBS <연예대상> SBS <가요대전> MBC <방송연예대상> MBC <가요대제전>이 남아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5인 이상 모임 금지’ 대상에 방송 제작 업무는 제외돼 일단 방송사 시상식을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서울시는 5인 이상 집합 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방송 제작 등 불가피한 공적인 업무수행은 5인 이상 모임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SBS 관계자는 “지난 19일 열린 <연예대상>은 방역당국과 협의한 뒤 진행했고, 남은 시상식도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수준과 관련한 상황이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어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KBS와 MBC도 코로나19 확산세와 방역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상식을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무대에 오르는 인원이 많고 별도의 시상이 없는 <가요대전> <가요대제전>은 대부분 사전녹화로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방송사들의 대규모 시상식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2일 낸 논평에서 “방송사가 연말 시상식을 강행할 경우 감염병 확산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폐쇄된 공간에서 많은 연예인이 참석하는 시상식과 가요제는 밀접접촉이 불가피하다. 다수 인물이 단시간에 같은 공간을 지나가는 레드카펫 행사, 상을 주고받는 행위 등도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구조”라고 시상식을 강행하는 방송사들을 비판했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음악방송이 결방되는 등 방송가와 연예계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시상식 개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확진자가 나온 MBC는 6개의 주말 예능 프로그램을 결방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민언련은 미국 에미상이 온라인 위주로 진행됐다는 점을 짚으면서 “재난 위기 극복에 앞장서야 할 지상파방송 3사가 광고수익을 위해 코로나19 확산 속 연말 시상식을 강행한다면 언론의 신뢰는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라며 “이제라도 방송사의 ‘위험한’ 연말 시상식은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상식 취소는 아니더라도 확진자 발생 여부와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온라인 비대면 시상식이 도입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KBS <연기대상>을 준비 중인 한 관계자는 “오는 31일 시상식을 개최하는 건 확정됐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결정된 바 없다”며 “예전처럼 생방송으로 (출연자가 나와 상을 주고 받는 식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지만, 비대면 시상식 가능성도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시상식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방송사 관계자는 “연말 시상식의 경제적인 효과는 모르겠지만, 가수나 출연자의 입장에서는 1년을 결산하는  의미가 있는 자리”라면서 “안전상의 문제가 크기 때문에 현재로선 방역 지침에 유념하면서 조심하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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