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제한 없다'는 드라마 현장, 100~200명 다닥다닥 모여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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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제한 없다'는 드라마 현장, 100~200명 다닥다닥 모여 촬영”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tvN '여신강림' OCN '다크홀' 등 환기 안되는 환경에서 촬영 강행"
불안감 호소하는 스태프 제보 이어져... "정부 방송 현장 방역 강화해야"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0.12.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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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방송 예정인 OCN '다크홀' 스태프라는 제보자가 한빛센터에 제공한 촬영 현장의 모습. ⓒ한빛센터
내년 방송 예정인 OCN '다크홀' 스태프라는 제보자가 한빛센터에 제공한 촬영 현장의 모습. ⓒ한빛센터

[PD저널=박수선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천명이 넘는 확산세가 지속된 가운데 tvN <여신강림> OCN <다크홀> 등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선 여전히 100~200명의 스태프‧출연자가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은 환경에서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는 23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적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하는 상황임에도 실내 공간에서 최소 100명, 많게는 200명 이상이 밀접된 상태에서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고 있다”며 “제보자들은 공통적으로 제작사들이 마스크 착용이나 체온 체크 같은 형식적인 방역 조치만 할 뿐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내 공간에서 수많은 인원이 다닥다닥 붙어서 일을 하는 상황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제보자들이 방역 조치가 소홀한 현장으로 지목한 드라마는 현재 방송 중이거나 방송을 앞둔 MBC every1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제작사 코너스톤픽쳐스), tvN (간 떨어지는 동거>(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 콘텐츠지음)‧<여신강림>(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 스튜디오N) OCN <다크홀>( 제작사 영화사 우상 키위미디어그룹)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제작사 필름몬스터 JTBC스튜디오) 등 5개다. 

제보자들은 “방송 촬영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들려오는데 별다른 대책이나 조치가 없다”, “서울시 등에 조치를 부탁해도 이렇다 할 지침이 없다는 답변만 왔다”고 불안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빛센터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상당수 작품의 촬영을 중단했던 영화계와 달리 방송현장은 코로나가 직접적으로 번질 때를 제외하면 제작을 순연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며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들은 ‘방송 스케줄’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드라마 촬영을 강행했고, 방송 노동자들은 두려워하며 매일 촬영에 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촬영에 나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실내 촬영 현장에 제대로 된 환기 시설을 구축하지 않는 등 코로나가 번지기 좋은 환경에서 촬영이 이뤄진 것”이라고 꼬집은 한빛센터는 방역당국의 지침이 방역 소홀의 구실이 됐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제작사와 방송사 등에 안내한 ‘코로나19 관련 방송 업무 인원 기준’에는 “방청객 등 청중이 모이는 것은 모임 행사에 해당해 거리두기 단계별 모임 행사 인원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면서도 “방송사 촬영은 업무에 해당해 출연자, 스태프의 방송관계자에 대한 인원 제한은 없다”고 적혀있다. 

방역당국은 “방송 출연자, 방송 촬영 및 진행을 위한 필요한 인력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인원을 최소한으로 운영해야 하며 마스크 차용, 거리두기, 환기‧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에 대한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인원 제한이 없다’는 대목 때문에 아직도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촬영이 강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빛센터는 “정부는 방송촬영은 업무에 해당하니 인원 제한은 없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방송 현장의 방역 수칙이 지켜질 수 있는 강화된 지침과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며 “방송사와 제작사는 촬영을 강행하는 대신, 방송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역당국의 이같은 지침을 방송사에 전달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 현장의 방역 문제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청객의 경우는 인원 제한을 받지만 방송 제작에 참여하는 스태프의 인원 제한이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지침”이라며 방송 제작 현장의 방역강화 필요성에 대해선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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