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편파 진행 논란에 "코로나19 보도 위해 다른 뉴스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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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보도 7번째 배치...법무부 차관 폭행 사건 등 야당 의혹 보도에 밀려
KBS "신뢰도를 훼손하려는 시도" 유감 표명...사규 규정 준수 여부 검토
언론노조 KBS본부 "공정성·편집 자율권에 논의 계기로 삼아야"

[PD저널=안정호 기자] KBS 아나운서가 라디오 뉴스에서 자의적으로 여당에 불리한 내용을 뺐다는 안팎의 의혹에 대해 KBS가 공식 입장을 내고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시기에 코로나19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앞선 리포트를 수정·생략한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기업별 노조인 KBS노동조합이 처음 제기하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라디오 편파 진행' 주장에 대해선 "KBS의 신뢰도를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KBS노동조합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A 아나운서가 19일 KBS 1라디오 뉴스에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 기사에 포함돼 있던 야당 의원의 ‘봐주기 수사 의혹’ 발언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아파트 관련 의혹 내용을 빼고 읽은 게  "전형적인 여당 편들기, 야당 조지기”라고 주장했다.

KBS에 따르면 논란이 된 라디오 뉴스가 나간 19일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천 명대로 폭증하는 시기였지만, 이날 뉴스 큐시트에는 코로나19가 7번째로 배치됐다. 이날 뉴스 배열 순서를 보면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폭행 논란'과 야권의 반응, 야권이 제기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권덕철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이 상위를 차지했다. 

19일 오후2시 방송된 KBS 1라디오 뉴스의 큐시트 안.
19일 오후2시 방송된 KBS 1라디오 뉴스의 큐시트 안.

담당 아나운서는 당일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엄중한 상황에서 편집된 순서대로 뉴스의 문장 전부를 낭독할 경우 큐시트의 예상방송 시간(6분 42초)이 실제 방송시간 5분을 초과해 코로나 관련 뉴스가 방송되지 못한다는 자체 판단을 하고 앞서 배치된 뉴스의 문장 일부를 수정 또는 생략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수정 또는 생략된 뉴스에는 야당 관련 뉴스 외에도 ‘유엔 ESCAP 보고서’ 기사와 ‘코로나19 신규확진’ 기사도 포함됐다”며 “라디오 뉴스는 마지막에 고정적으로 날씨 기사가 방송될 수 있도록 편집자와 협의 없이 아나운서가 방송 중에 문장 일부를 생략하는 경우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KBS는 이번 라디오 뉴스 논란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자체 심의평정위원회 등 사내절차와 사규에 따라 규정 준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도 오는 29일 노사가 참여하는 공정방송위원회에서 논란이 된 라디오 뉴스 경위 등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23일 성명을 통해 “이번 논란을 KBS 내부 공정성과 편집 자율권에 대한 논의를 심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뉴스 중요도 및 균형성 면에서 제작진의 판단이 다르거나 시간이 급박할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전, 사후 논의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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