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인상' 선 그은 방통위·여당...속내 복잡해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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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인상' 선 그은 방통위·여당...속내 복잡해진 KBS
한상혁 방통위원장, "수신료 제도 개선, 인상과 별개"
국회 과방위원장 "국민은 고통에 빠져 있는데, 수신료 인상?"
KBS 안팎 "수신료 회계 분리·수신료위원회 설치 등 비효율적" 지적도
  • 안정호 기자
  • 승인 2021.01.07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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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안정호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KBS 회계 분리 등 수신료 제도 개선을 5기 정책과제로 삼으면서 올해 수신료 인상을 본격화한 KBS 속내도 복잡해졌다. 방통위가 수신료 집행 투명성을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방통위와 여당이 수신료 인상에 거리를 두면서 KBS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통위는 지난 6일 수신료 산정을 위한 수신료위원회 설치와 수신료와 다른 수익 간 회계 분리 등을 5기 정책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상혁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신료 제도 개선이 "수신료 인상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방통위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방통위는 서둘러 기자들에게 반박자료를 배포하고 "수신료 인상 추진은 사실과 다르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에는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 청구 등을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도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 위기로 고통스런 상황에서, KBS 수신료 인상 건은 국민을 타자화하는 것“이라며 “국민은 고통에 빠져 있는데, KBS는 수신료인상을 이야기한다? 부끄러운 이야기”라고 수신료 인상에 회의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수신료 인상에 긍정적이었던 방통위와 여당이 제도 개선과 국민적 동의를 전제로 수신료 인상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를 두고 보궐선거가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점이 고려된 정치적 제스처라는 해석도 있다. 정부나 여당 모두 준조세 성격인 수신료 인상 추진하겠다고 나서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방통위가 제시한 회계 분리와 수신료위원회 설치 등에 KBS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승동 KBS 사장은 지난해 9월 국회 과방위의 KBS 결산심사에  출석해 회계 분리를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채널을 통합한 것”이라고 답했다. KBS 1TV와 2TV에 들어간 수입과 지출을 무 자르듯이 분리할 수 없는데다 독립성,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S 내부에선 수신료 산정을 위한 수신료위원회도 KBS 이사회와 기능이 중복돼 불필요한 '옥상옥' 조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통위와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는 정치권까지 한발을 빼면서 이달 중 이사회에 수신료 인상안을 제출하려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양승동 사장이 수신료 인상 추진을 강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부 변수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양승동 사장은 지난 4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7월 공영성강화프로젝트팀을 설치하고 KBS의 공적책무들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필요한 수신료는 얼마인가를 산정했다”며 “이번 1월에 공정책무강화 및 수신료현실화 방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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