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포츠 중계 자회사 이관' 강행 움직임..."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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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열린 스포츠국 간담회서 회사측 이달 말 조직개편 강행 의사 밝혀
구성원들 “스포츠국 PD '사형선고'...도쿄올림픽 준비도 못하고 있어" 반발

[PD저널=안정호 기자] MBC가 스포츠 프로그램 중계·제작 기능을 자회사인 MBC플러스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안을 이달 중 강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스포츠국 구성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MBC는 지난해 스포츠국 조직개편을 추진하려다가 내부 반발이 크자 의견 수렴을 거쳐확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지난 6일 열린 2차 간담회에서 사측은 예정대로 조직개편안을 강행할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내부 갈등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스포츠국 소속 한 PD는 “처음 간담회를 시작할 때는 노사가 충분히 이해하고 합의하는 쪽으로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6일 두 번째 간담회 때는 조직개편에 대한 회사의 강한 메시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회사의 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회사쪽을 대표해 간담회에 참석한 정영하 MBC 기획국장은 이달말 중계와 제작을 MBC플러스 채널로 이관하고 본사는 기획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국 구성원이 원할 경우 자회사로 전직하고, 원하지 않은 인력에 대해선 부서 재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MBC 스포츠국 구성원 26명은 12일 성명을 내고 “PD에게 프로그램 제작을 하지 말라는 것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며 “종합대회, 빅이벤트 때마다 타사와 처절하게 싸워 이겨 온 부서에 대한 업무배제를 깊은 고민 없이 추진하고 있는 경영진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스포츠 중계·제작 기능의 자회사 이관은 MBC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뿐더라 현재 제작PD들을 업무에서 배제할 경우 도쿄올림픽 중계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경영진은 도쿄 올림픽을 테스트 삼아 기존 스포츠 제작PD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자회사인 스포츠플러스에서 진행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높은 확률로 개최가 확정적인 도쿄 올림픽이 현재 190여 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스포츠국 구성원들은 대회 준비를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도쿄 올림픽을 시작으로 동계 올림픽, 아시안 게임, 월드컵 등 줄줄이 이어지는 빅이벤트들을 준비조차 못하는 경영진의 ‘찔러보기’식 접근은 MBC의 경쟁력 약화를 조장하고 있다”며 “대형 이벤트를 코앞에 두고 MBC에서 올림픽 방송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PD들을 업무에서 배제하면서도 종합대회에 대한 경쟁력은 약화시키기 싫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고 꼬집었다.

<PD저널>은 조직개편을 담당하고 있는 정영하 기획국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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