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퀴즈쇼'로 종교 대통합 이룬 종교방송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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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퀴즈쇼'로 종교 대통합 이룬 종교방송사들
BBS·CBS·cpbc·WBS, 2017년부터 군종 홍보 시리즈 공동제작
"종교·소속 뛰어넘은 소통 문화로 자리 잡아"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1.01.21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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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종교방송사가 공동제작한 '온라인 군종 퀴즈쇼'

[PD저널=이재형 기자] 종교방송사 네 곳의 PD와 작가가 꼬박 1년을 품 들인 프로그램이 있다. 2017년부터 BBS 불교방송·CBS·cpbc 가톨릭 평화방송·WBS 원음방송과 국방부가 공동으로 기획·제작하고 있는 '군종 홍보' 시리즈 이야기다.  

군 장병들의 신앙 생활을 돕는 4개 교단(기독교, 카톨릭, 불교, 원불교) 소속 군종교구가 각 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장병 사기를 높이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로, 지난해 12월 방송된 <온라인 군종 퀴즈쇼>는 종교방송사들이 네번째로 의기투합해 내놓은 프로그램이었다.

<온라인 군종 퀴즈쇼>는 한국PD연합회가 매달 시상하는 이달의 PD상에 최근 출품됐다가 아쉽게 수상이 불발됐지만,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종교방송사들이 뭉쳐 만든 참신한 기획과 장병들의 불꽃 튀는 경쟁심이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냈다는 평가였다. 

방송에서 MC 김태진과 가수 설하윤의 진행으로 350여명의 장병들이 유쾌한 퀴즈쇼를 벌였다. 장병들은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포도씨에 비유했나?" ”'정당하고 가치있는 일을 위해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의미의 원불교 사자성어는?“ 등 질문에 화이트보드로 답을 적어 보여줬다. 포상휴가가 걸린 경쟁인 만큼, 정답을 맞춘 생활관에는 한바탕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온라인 군종 퀴즈쇼>를 주관한 김정래 원음방송 PD는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없으면서도 외출이 불가능한 장병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보니 온라인 퀴즈쇼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방송을 보고 "비대면 시대에 장병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표정이 좋더라"며 반색했다고. 

군종영상팀이 2020년 제작회의하는 모습. ⓒ 원음방송
군종영상팀이 2020년 제작회의하는 모습. ⓒ 원음방송

2017년 '군종영상팀'을 구성한 4개 종교방송사 제작진은 앞서 <달샤벳과 함께하는 군종체험>(2017), <슬기로운 군종생활>(2018년), <군종 토크콘서트>(2019년)을 선보였다. 

군종 홍보로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일방적인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과는 결이 다르다. 2017년 기획 당시 국방부 군종정책과 공보담당(중령)이었던 오정형 신부는 PD들에게 “앞으로 군종은 우리나라와 군의 평화를 위해 군인들의 마음에 안정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군대 내 종교의 역할이 '우리 종교에 신자가 많이 오게 하는 게 아니'라는 것. 

4개 종교방송사 제작진이 모인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수월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메인 MC가 특정 종교 촬영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바람에 타 방송사와 마찰을 빚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가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범종교적 방향성은 제작 문화로 굳어졌다. 

군종 홍보 시리즈는 해마다 방송사들이 돌아가면서 제작을 주관한다. 각 방송사 제작진은 자사 방송분 촬영이 끝나더라도 다른 종교 촬영을 참관한다는 원칙도 지키고 있다. 김정래 PD는 "공동제작의 취지를 살려 ‘내 일 아니라고 타 방송사 촬영을 등한시 말자’는 약속"이라며 "덕분에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다른 종교, 다른 방송사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군종영상팀은 보건복지부 다큐드라마 <변주곡>, 장병들이 참여하는 '군종 UCC공모전' 등 범종교적 방송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김정래 PD는 "방송사들은 각 종교를 대표해 나선 만큼 '더 잘 만들겠다'는 경쟁도 뜨겁지만 바탕에는 상호 종교와 조직에 대한 이해와 응원하는 마음이 자리 잡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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