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사장 선임 앞둔 청주방송...대주주 경영 개입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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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방송 17일 주주총회서 이두영 회장 측근 대표이사 선임 계획
"보도책임자로 대주주 건설사업 조합장 맡아...소유경영 원칙 위배"
노조 "선임 강행 시 출근저지 투쟁 등 벌일 것"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 등 단체들은 15일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언론사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위해 대표이사 선임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PD저널=이재형 기자] CJB청주방송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대주주의 경영 개입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청주방송은 오는 17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 선임안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 2일 열린 이사회에선 신규식 청주방송 충주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황현구 청주방송 기획제작국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 

청주방송 보도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지낸 신규식 대표이사 내정자는 사내에서 이두영 청주방송 이사회 의장(두진건설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2016년 두진건설이 신축한 ‘방서지구 두진 하트리움’ 아파트의 조합장을 맡았는데, 이후 아파트 분양 사기로 이두영 회장과 함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청주방송 노조 등은 이번 대표이사 선임을 밀실 인사,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 등 단체들은 15일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언론사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위해 인사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을 강행하면 출근저지 투쟁 등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청주방송 내부에서는 신규식 본부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 이두영 회장의 경영 개입이 심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두영 회장은 故 이재학 청주방송 PD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유가족과의 합의사항 번복 등에 이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구심이 나온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두영 이사회 의장은 보도, 편성,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도 직장폐쇄나 방송허가권 반납 등을 운운하며 사원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런 이사회의 생각은 방송사유화로, 공공재인 방송을 동네 구멍가게처럼 문 닫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 것은 방통위 등의 제재대상도 될 수 있다”고 규탄했다.  

청주방송의 이번 대표이사 선임 강행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권고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는 2019년 청주방송에 대표자 선임 시 독립적인 경영과 의사결정을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장원석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장은 “방통위 재허가 권고에도 바뀐 게 없다”며 “내정자는 보도책임자로 재직 당시, 대주주의 건설사업에 조합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에 크게 어긋난 것으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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