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단일화'·'부동산' 치중...송곳 질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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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미디어감시연대,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30건 질문 분석
'경선·단일화' 질문 가장 많아... "후보자 발언 받아쓰기만 한 인터뷰도"
"시민의 관점에서 필요한 의제 질문하는 언론 늘어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뉴시스

[PD저널=손지인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후보 인터뷰가 하루에 2개꼴로 나오고 있지만, 질문의 주제는 '단일화' '부동산 정책' 이슈 등에 쏠려있고 공약 검증 질문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미디어감시연대(이하 미디어감시연대)가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10일까지 6개 종합일간지와 2개의 경제일간지, 지상파 3사·종편 4사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나간 후보자 인터뷰 30건을 분석한 결과다. 종합일간지는 경향신문‧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한국일보, 경제일간지는 <매일경제>와 <한국경제>가 모니터 대상이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터뷰 대상으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2회로 가장 많이 등장했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9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5회,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 1회,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 오신환 국민의힘 예비후보 1회 순이었다.

인터뷰 질문은 경선·단일화 주제가 56개로 가장 많았고, 정책·공약 52개, 정치현안 29개, 선거전략·당선가능성 20개, 후보자 논란·부정적 평가 9개, 전임시장 평가 5개로 나타났다. 

후보별로 질문 주제에 차이가 있었는데, 박영선 후보는 ‘정책‧공약’ 비중이 37%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경우 ‘경선‧단일화’ 질문이 각각 34%, 58%로 가장 많았다. 두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며 범야권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어 단일화와 관련한 질문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디어감시연대는 안철수 후보 인터뷰 질문 분석 결과에 “대부분 질문이 오세훈 후보와의 단일화를 언급한 결과”라면서 “시민 입장에서 안철수 후보 인터뷰 보도를 접한다면, 정책과 비전보다는 단일화 이야기 정보만 제공받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영선, 오세훈, 안철수 후보 인터뷰 보도 질문 주제 분석(2/22~3/10) ©민주언론시민연합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영선, 오세훈, 안철수 후보 인터뷰 보도 질문 주제 분석(2/22~3/10)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공약 질문 52개 중에선 부동산 정책 관련 질문이 27개로 절반이 넘었다. 뒤를 이어 민생 6개, 복지 3개, 여성·소수자 1개, 일자리 1개의 질문이 나왔다. 미디어감시연대는 “후보자에 대한 정책·공약 질문이 부동산에 편중됐다는 사실은 시민들의 높은 부동산 관심도가 반영된 결과이지만, 다양한 시민 의제가 부동산 이슈로 가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인터뷰 질문의 내용을 보면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는 데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디어감시연대는 <박영선 “빈곤·육아 플랫폼 만들어 서울시민 삶의 질 높일 것”>(매일경제, 2월 23일) 인터뷰에 대해선 “박영선 후보의 말을 사실상 ‘받아쓰기’한 수준”이라고 혹평했고, <나경원 후보 “해제된 정비구역 모두 복원…재건축·재개발 정상화”>(한국경제, 2월 25일) 인터뷰는 “공약을 검증하기 위해 나 후보에게 질문한 흔적은 찾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디어감시연대는 “후보자 정책을 직접 묻고 따질 수 있는 인터뷰에서 ‘질문 없는 인터뷰 기사’가 나온 것은 선거 때마다 지적된 ‘정책보도 실종’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후보자 논란·부정적 평가’ 질문이 1개뿐이었는데, 미디어감시연대는 “해당기간 안철수 후보의 성소수자 혐오발언이 크게 논란이 됐지만, 언론은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SBS의 박영선‧안철수‧오세훈 후보 인터뷰는 후보자 공약 검증을 토대로 한 인터뷰로 꼽혔다. 
미디어감시연대는 “SBS 사례처럼 후보자 정책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자 입장을 확인하는 선거보도기본에 충실한 인터뷰는 더 이상 찾기 힘들었다”며 “선거 승리를 위한 단일화 등 정치권 의제 외에 시민의 관점에서 필요한 의제를 적극 질문하는 언론이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결성된 미디어감시연대는 선거일까지 신문‧방송 보도와 포털 뉴스를 모니터한 결과를 매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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