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공모하랬는데...MBN 류호길 대표 재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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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주주총회서 류호길 대표·'날치기 선임' 비판 신용섭 사외이사 선임
노조 "재승인 조건 소송으로 대응...이행 의지 있나"

MBN 깃발 ⓒPD저널
MBN 깃발 ⓒPD저널

[PD저널=이재형 기자] 대표이사 공모제 시행 등을 재승인 조건으로 받은 MBN이 19일 류호길 대표이사를 재선임했다. 

MBN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류호길 대표이사와 이동원 상무이사를 재선임하고 위정환 매일방송 보도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용섭 전 MBN시청자위원회 위원장(전 EBS 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류호길 대표이사 재선임과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면서 MBN에 부가한 조건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해 재승인 기준 점수를 넘지 못한 MBN에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면서 대표이사 공모제 시행과 사외이사 시청자위원회 추천 등을 조건으로 걸었다. 방통위는 대표이사 공모제 시행과 관련해서 종사자 대표를 공모 심사위원에 포함한 방안을 제출하고, 이행실적을 매년 3월 31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공모제 도입과 관련한 내부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자본금 불법 충당'으로 1심에서 유죄를 받은 류효길 대표가 재선임된 것은 방통위의 재승인 조건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MBN 지부)와 노측이 추천한 MBN 시청자위원들은  이날 주주총회가 열린 MBN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용섭 사외이사 선임 철회 △노조가 참여하는 사장 공모제 시행 △재승인 조건 불복 소송 철회 등을 사측에 촉구했다. 지난달 MBN은 대표이사 공모제 시행을 포함한 3개의 재승인 조건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나석채 MBN지부장은 "'자본금 불법 충당'으로 집행유예형을 받은 류호길 대표 등 경영진은 6개월 영업정지를 받았을 때 사퇴를 했어야 했다"며 "류 대표 연임은 재승인 조건의 취지를 무시하는 것으로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PD저널
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와 MBN시청자위원회 위원들이 19일 서울 MBN본사 앞에서 사외이사 선임 철회와 대표이사 공모제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PD저널

사외이사 선임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MBN 시청자위원회의 신용섭씨 사외이사 추천은 사측의 촉박한 추천 요구와 사측 위원들의 일방적인 강행으로 이뤄져 위법하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MBN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신용섭씨가 사외이사로 MBN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명숙 MBN 시청자위원회 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MBN 시청자위원회는 공정한 방송에 대한 시민 바람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보니 방통위의 재승인 조건에 마치 사죄하는 양 겉으로만 보여주는 ‘쇼’였다”라며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경영진의 구태적인 자세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석채 MBN지부장은 “MBN 경영진은 영업정지를 받은 후 재승인 조건을 이행하기 보다는 소송으로 유야무야 넘기려 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법정에선 직원 생존권을 볼모로 삼고 있다. MBN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위해 류호길 대표가 사퇴해 장대환 회장과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규탄했다. 

MBN지부는 이날 오후 MBN 시청자위원회 사외이사 후보 추천의 부적법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 노측 추천 시청자위원들은 한상혁 방통위원장과의 면담도 추진할 예정이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방통위가 제시한 17개 재승인 조건은 MBN이 방송사로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것인데, 이마저 이행 안한다면 방송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MBN이 불복소송을 남발하고 공정과 신뢰를 무너뜨린다면 사태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고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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