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무언 사전투표' 보도, '문재인 사전투표'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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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윤석열 사전투표' 기사 745건...문재인 대통령(519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256건)보다 높은 관심
윤석열 사전투표 예고 기사 단독으로 낸 조선·채널A
정치적 중립성 훼손 등 문제제기에는 소극적..."'윤석열 띄우기' 보도 과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PD저널=김승혁 기자] 검찰총장 사퇴 이후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친 윤석열 전 총장의 ‘묵묵부답’ 사전투표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실시된 2일(오후 7시 2분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윤석열 사전투표’로 뉴스를 검색한 결과, 관련 보도와 사진 기사 영상이 745건 집계됐다. 이날 사전투표를 한 문재인 대통령(519건)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256건) 관련 보도를 상회한 수치다.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첫 공개 행보로 사전투표를 선택한 이유, 국민의힘 입당 의향을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지 않고 "아버님께서 기력이 전 같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습니다"라는 말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를 두고 언론은 본격적인 정치 행보라는 해석을 내놨다. 

<채널A>는 "이번 선거를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한 윤 전 총장이 '무언의 메시지'로 투표를 독려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고 전했고, <TV조선>은 “이날 행보는 그간의 '수사 정당성' 싸움 못지않게 험난한 '정치 정당성' 싸움을 예고하는 상징적 장면이 됐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뉴스1>은 <사전투표 나선 윤석열, 정치적 메시지는 없었지만…>에서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 일정을 알리고 투표하는 모습을 노출시킨 것 자체가 이미 정치인로서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며 “정당에 가입하지 않았을 뿐 윤 전 총장을 '순수한 자연인'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분석”라고 해석했다.

검찰총장 재임 시절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검찰총장 사퇴 이후 한층 높아졌다. 윤 전 총장이 2일 사전투표를 한다는 소식은 전날 <조선일보>와 채널A가 '단독'을 붙여 보도했다. 윤석열 전 총장이 98% 확률로 왕의 관상이라는 <헤럴드 경제>의 기사는 과도한 '윤석열 띄우기'라는 비판 속에 결국 삭제됐다.  

<조선일보>는 검찰총장 사퇴 이후 세차례 진행된 윤 전 총장 전화인터뷰를 통해 "이번 보궐선거를 왜 하게 됐는지 잊었느냐" 등 야권의 결집을 유도하는 메시지를 연달아 전달했다.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국민의힘, 울타리 부수고 윤석열‧안철수에게 가라>(3월 22일자) 칼럼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 안철수'를 품는 '빅텐트' 방안을 국민의힘에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윤석열 전 총장의 행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보도에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박철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지난달 31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전직 총장이 어느 한 진영에 참여하는 형태의 정치 활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법 질서 수호를 위한 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모순돼 보인다”고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비판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지면에서 관련 보도를 한 조간신문은 <경향신문>이 유일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10면에 <현직 검사, 윤석열 행보 첫 공개 비판, ‘정치 활동은 검찰의 중립성과 모순’>에서 윤 전 총장이 한 진영에 참여하는 형태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모순된다고 보도했다.   

임동준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모니터팀장은 “(윤 전 총장 사전투표는 언론의 지적대로) 정치적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현재 언론의 ‘윤석열 띄우기’식 보도가 과도한데, 언론이 먼저 나서 윤 전 총장의 정치적 행보가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살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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