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기만 하면 몰아준다...스핀오프 예능 '우후죽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JTBC '싱어게인' 종영 이후 '유명가수전' 편성
TV조선 '뽕숭아 학당' 이어 '내 딸 하자' 등 자가발전형 스핀오프 연달아 제작
'바꿔줘 홈즈' 등 지상파도 가세...재탕 인상 심어 줄 수도

JTBC '유명가수전' 9일 예고화면 갈무리.
JTBC '유명가수전' 9일 예고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방송사들이 ‘스핀오프 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스핀오프는 기존 프로그램에서 파생돼 새로운 재미를 주는 콘텐츠를 뜻한다. 그동안 명절 혹은 편성 철마다 색다른 기획을 앞세운 파일럿으로 대중의 반응을 가늠했다면, 최근엔 스핀오프가 대중성과 화제성을 재확인하는 리트머스 종이가 됐다.

스핀오프는 주로 방송 프로그램보다 젊은층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웹 예능 형태로 외연을 넓혀왔으나 정규 예능으로 편성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치열한 콘텐츠 경쟁 속에서 방송사들이 택한 일종의 자구책이지만, 한편으로는 흥행한 자사 예능을 ‘자가발전용 스핀오프’로 몰아주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방송가에서 스핀오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송사는 TV조선이다. TV조선은 <아내의 맛>, <이혼의 맛> 등 시리즈 예능 외에도 스핀오프로 ‘굳히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 방송사가 직접 발굴한 오디션 스타의 화제성을 키우는 경우다.

<미스 트롯>의 선풍적인 인기몰이 후 우승자 송가인을 앞세워 신청자를 찾아가 노래를 선물해주는 스핀오프 <뽕 따러 가세>를 정규 편성했다. <미스터 트롯>이 종영하자마자 톱6가 출연한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와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을 내세운 버라이어티 예능 <뽕숭아 학당>을 선보였다. 지난 2일에는 <미스 트롯2>의 톱7이 총출동한 <내 딸 하자>의 첫 방송을 마쳤다.

JTBC도 자사 프로그램의 오디션 스타를 앞세운 스핀오프에 뛰어들었다. 지난 2일부터 방영된 <유명 가수전>은 <싱어게인>의 톱3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이 국내 유명 가수들을 만나 펼쳐지는 음악과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시청률 가뭄 속에서 10%대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한 <싱어게인>의 화제성을 이어가는 흐름으로 읽힌다.

tvN에서는 이미 대중적으로 입지를 굳힌 나영석 PD의 전방위적인 스핀오프에 더해 정규 예능의 스핀오프 특별판도 내보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유퀴즈만의 유행어를 본 딴 스핀오프 <난리났네 난리났어>를 방영했다. 고작 2회분이었지만,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나름의 호응을 얻었다. 

'구해줘 홈즈'의  스핀오프격인 '바꿔줘 홈즈' 예고편 갈무리.
'구해줘 홈즈'의 스핀오프격인 '바꿔줘 홈즈' 예고편 갈무리.

지상파 방송사도 합류했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MBC<바꿔줘 홈즈>는 ‘집’을 소재 삼은 <구해줘 홈즈>의 연장선이다. <바꿔줘 홈즈>는 공간을 변화시키고픈 도전자 두 팀이 12시간 동안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해 희망 상품을 두고 대결을 펼치는 인테리어 배틀쇼를 표방하고 있다. 리모델링 과정을 비대면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방법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고, 그 결과 2049시청률에서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 중 1위에 올랐다.

KBS는 <트롯 전국체전>의 결승 진출자들 위주로 꾸린 <트롯 전국체전-트롯 매직 유랑단>으로 편성해 다시금 트로트 열기에 불을 지피려고 하고 있다.

이처럼 흥행 프로그램의 방영 혹은 종영 직후 팬덤에 기대어 스핀오프를 시도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정작 스핀오프 편성의 성공은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트로트 스핀오프의 경우 팬층이 두터운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 학당>을 제외하면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그치고 있다.

<싱어게인>은 10%대까지 시청률 상승세를 일궜으나 톱3가 출연한 <유명 가수전>의 시작은 아쉬움을 남겼다. 오는 9일 유명가수 1호인 아이유의 출연으로 시청률 반등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첫 방송은 3%대를 기록했다. <구해줘 홈즈>에서 파생된 <바꿔줘 홈즈>도 ‘비대면 중계’, ‘셀프 인테리어’를 내걸었지만, 아직까진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플랫폼의 차이가 한몫한다. 웹 예능 형태의 스핀오프는 방송 프로그램에 비해 표현의 수위가 자유로운 만큼 화제성을 일으키거나 재미를 극대화할 만한 다양한 장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정규 편성된 스핀오프는 방송의 틀에 맞춰야 하는 동시에 기존 흥행 프로그램을 뛰어넘는 요소를 찾아야 하는 만큼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방송사들이 오디션처럼 대중성이 입증된 경우 스핀오프로 제작하는 시도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출연자 몰아주기’로 빠르게 재미를 소모하고, ‘재탕’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시청자와 방송사가 스핀오프에 기대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맞춰봐야 할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