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란 靑 방역기획관 임명...“정은경 통제 강화” 해석 내놓은 보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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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 50여회 출연 이력...지난해 11월 "우리나라 백신 급하지 않다" 발언 도마
조선일보 "정치 방역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어"
경향신문 "방역 지휘체계 혼선으로 이어져선 안돼"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지난 2월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뉴시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지난 2월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신설한 청와대 방역기획관 자리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임명한 것을 두고 야당과 보수신문 중심으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코드인사’라고 반발한 국민의힘의 주장을 키우면서 컨트롤타워 혼선 등의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이날 3면 <기모란 청 방역기획관 역할 모호…‘방역과 정치’ 사이 기대와 우려>에서 방역기획관 신설 배경을 “4차 유행 위기와 백신 수급 불안이 맞물린 와중에 지방자치단체까지 각자도생식 해법을 모색하며 방역당국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퇴임으로 김부겸 총리 지명자 임명 전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부재한 상황이다. 청와대 ‘그립’이 강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기 기획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간 관계설정 및 역할 분담에도 관심이 쏠린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체계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중악방역대책본부(방대본),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으로 나뉜다. 현재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백신 확보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방역 컨트롤 타워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청와대는 기모란 방역기획관을 임명하면서 “국민의 코로나 이해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방역을 교란했던 인사를 방역의 핵심에 세운 것”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과 3면에 이어진 기사와 사설을 통해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과거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50차례 출연했다는 점과 기 교수의 남편이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이력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3면 <백신 황당발언 기모란 임명한 靑 , 방역마저 ‘코드인사’ 했나>에서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지난해 11월 “우리나라는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백신이 급하지 않다”고 한 발언 등을 두고 “그동안 정부의 코로나 방역 정책을 홍보하거나 비판적 지적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각에선 코로나 사령탑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 표시라는 말도 나왔다”며 “청와대가 질병청에 대한 정치적·행정적 통제를 더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익명의 전문가’의 의견을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정부 방역을 옹호만 해오고 예측도 빗나가기 일쑤인 기 교수를 방역기획관으로 임명한 것은 노골적으로 정치 방역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민 전체의 건강과 일상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에 기 교수 같은 인물을 앉히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4월 19일자 3면 기사.
조선일보 4월 19일자 3면 기사.

<중앙일보>도 3면 <“백신 급하지 앟다”던 기모란 발탁에 의료계 우려 확산>에서 청와대 방역기획관 인사와 관련해 “기 교수는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근거와 원칙에 의해 방역 정책을 조언한 게 아니라 정부가 내놓는 정책을 정당화시키는 근거만 만들어냈다”, “정부 방역 정책에 대해 잘한 건 잘했다, 잘못한 건 잘못했다 해야 하는데 비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의 부정적인 인물평을 강조했다. 

이날 고정애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정은경 위에 기모란?'이라는 제목을 붙인 ’‘고정애의 시시각각’ 칼럼에서 익명을 요청했다는 한 교수의 말을 빌려 “정은경 청장이 보수적으로 접근해 여권에선 불만이 많다는 얘기도 했다”며 “그렇다고 “K방역의 영웅”(문재인 대통령)인 정 청장을 바꿀 수도 없으니 기 기획관을 임명한 게 아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방역기획관 신설이 방역의 정치화 논란을 확산하거나 방역 지휘 체계에 대한 혼선을 부추기는 것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방역기획관의 역할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방침과 지침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이 방역지휘권을 갖고 방역기획관은 정부부처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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