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투쟁 나선 미얀마 시민군...내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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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투쟁 나선 미얀마 시민군...내전 격화
  • 한 싸인 미얀마 해직기자
  • 승인 2021.05.14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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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맞선 미얀마 시민들의 불복종 시위가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폐쇄되면서 미얀마 기자들도 거리로 나왔습니다. 한 싸인(필명) 기자도 그중 한 명입니다. 미얀마의 봄이 올 때까지 한 싸인 기자가 전하는 미얀마 현지 소식을 전합니다. <편집자 주>
7일(현지시간) 미얀마 카렌주 무트로 지역에서 카렌 민족해방군의 한 병사가 미얀마군 초소에서 발견한 박격포탄 무더기 옆에서 박격포탄을 들고 있다. 반군 고위 간부는 카렌족 게릴라가 미얀마 군부대 전초기지를 점령해 불태웠다고 밝혔다.(미얀마 무트로=AP)ⓒ뉴시스
7일(현지시간) 미얀마 카렌주 무트로 지역에서 카렌 민족해방군의 한 병사가 미얀마군 초소에서 발견한 박격포탄 무더기 옆에서 박격포탄을 들고 있다. 반군 고위 간부는 카렌족 게릴라가 미얀마 군부대 전초기지를 점령해 불태웠다고 밝혔다.(미얀마 무트로=AP)ⓒ뉴시스

[PD저널=한 싸인 미얀마 해직기자] “평화로운 혁명을 무력화시키는 사람들은 폭력적으로 혁명을 불가피하게 만든다.”(존 F. 케네디) 1962년도에 케네디의 이 말이 59년 뒤 미국으로부터 1만3360㎞ 떨어진 동남아시아 국가인 미얀마에서 일어났다. 2월 1일에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에 가두시위와 평화적 저항을 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강경 진압한 군부 폭력의 결과다. 
 
평화적으로 저항운동을 하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정권을 뺏은 군부는 2월 말경부터 본격적인 진압을 시작했고, 76주년 국군의 날인 3월 27일 하루에만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114명이 사망했다. 5월 9일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의 강경진압과 야밤에 체포 및 감금 그리고 살상으로 776명이 사망하고 3800명이 체포됐다.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폭력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미얀마 군부는 반쿠데타 저항 세력을 체포하고 죽이는 것을 계속 하고 있다. 5월 9일에 시인 활동가 켓띠는 서가잉도 쉐보 타운십에 있는 집에 머무르고 있는데 군부가 와서 체포해 갔고, 그 다음 날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이러한 사건들은 미얀마 시민들에게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평화적인 저항운동을 하면 안 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3월까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은 군부에게 보복을 시도하지 않았지만 많은 시민들이 희생되고 난 이후부터 무장투쟁에 초점을 맞춰가기로 했다.

미얀마 옛 수도 양곤에 사는 22살 크리스털은 “군부가 많은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기 전까지 저는 무기를 들고 싸울 생각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탈은 태국 미얀마 국경에 있는 무역의 도시 미야와디에서 군부의 눈을 피해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양곤에 있는) 다곤대 여학생인 크리스텔은 무기를 들고 군부에 맞서겠다는 것은 전에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평화적인 저항을 하며 마냥 죽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기를 들고 군부에 맞설 생각을 했습니다. 저의 이런 결정을 제 부모님들도 찬성합니다”라고 그가 말했다. 5월 초에 그는 친구 두 명과 함께 군사 단속 게이트 4개를 지나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곳에 도착했다.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크리스털처럼 18세에서 40세에 해당한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평화적인 가두시위를 등졌다. 이들은 학교, 공장, 회사 대신 숲속을 선택하고 미얀마 군부에 맞서기 위해 2129㎞의 중국 미얀마 국경과 2416㎞의 태국 미얀마 국경의 산으로 매일 가고 있다. 

 “이번 항쟁은 미얀마 역사에서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젊은 사람들이 대규모로 도시를 떠나 군부의 영향이 적은 산쪽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군부에 무기를 들고 맞서고 싶은 젊은이들을 카친독립군(Kachin Independence Army), 카렌니군(Kareni Army), 카렌민족해방군(Karen National Liberation Army)이 군사훈련을 시켜주고 있다고 한다. 이 소수민족단체들은 1962년 쿠데타 전부터 민족 간 갈등으로 생긴 단체다. 이들은 소수민족들의 민족적 권리(자치권)를 외치며 무장했다. 단체들은 미얀마 정부 대대로 미얀마 국경지역에서 주로 활동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불만을 품은 미얀마 일부 육군 장교들이 탈영하고 이곳에서 군사 훈련을 주도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 저항세력을 받아들이고 군사훈련까지 시켜주고 있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지역을 3월말부터 미얀마 군부가 강경진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카친주, 샨주 북부와 카렌주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3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40일 동안 407회의 충돌이 일어났다고 카렌민족해방군(KNLA)가 공식발표했다. 

 미얀마 군부는 전투기를 앞세웠지만 이들과 맞서기 위해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부대를 마음대로 공격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군사훈련을 안전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크리스텔이 말했다. 

 선출된 의회 의원 대다수를 대표하고 시위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구성한 민족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NUG)가 5월 5일에 시민방위군(People’s Defence Forces-PDF)을 창설했고 이미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젊은이들은 시민방위군의 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냥을 주로 하는 친주와 서가잉도 지역들은 친 드윈 강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여기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소총으로 군부를 4월 초부터 공격하고 있다. 

서가잉도 따잉꺼니 타운십 내에 있는 이 지역은 숲과 산이 많고 친 드윈 강 서쪽 지역에서도 4월초부터 군부에 맞서 공격을 하고 있다. 군부는 서가잉도 꺼니 타운십에서 주민들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국영신문‧방송을 통해 공식발표했다. 군부의 공격으로 지난 한달 동안 서가잉도 꺼니 타운십 내에 주민 30명이 사망했다고 꺼니 타운십 떠민찬 마을의 한 주민이 말했다. “군부가 떠민찬 마을에 주둔했습니다. 우리는 마을을 떠나 숲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민방위군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떠민찬 익명의 주민이 말했다. 그는 40세 남성 의사이며 군부 쿠데타 이후 권총을 든 사람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의 카마유트 지역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카마유트는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구호를 외치며 타이어를 태우고 있다.(양곤=AP)ⓒ뉴시스
지난 3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의 카마유트 지역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카마유트는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구호를 외치며 타이어를 태우고 있다.(양곤=AP)ⓒ뉴시스

지난 9일 민족통합정부(NUG)의 국방부 장관인 우이문이 “평원과 산에 흩어져 있는 권총을 든 시민군들을 체계적으로 집결 시킬 것이며 인민방위군으로 아니면 민병대 전략에 따라 편입될 것”이라고 했다. 미얀마 전역에 5개의 군사구역을 정하고 동부, 서부, 북부, 남주와 중앙부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렇지만 민족통합정부는 5월 10일까지 시민방위군의 형태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8일 미얀마 군부는 군사적 보복을 준비하고 있는 연방의회대표의원회, 민족통합정부, 시민방위군 (People’s Defence Forces,PDF)을 국가를 혼란에 빠트린 테러단체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산에서 기본적인 군사적 훈련과 폭격 훈련을 한 달간 받은 시민군들은 양곤 만달레이 도시를 포함해 다른 지역으로 침투했다고 군사훈련을 마친 까웅셋(가명)이 말했다. “우리 모두가 시민방위군의 지시를 기다리고 움직일 것”이라고 그가 말했다. 미얀마의 두번째 수도인 만달레이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까웅셋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가 참여한 만달레이 시민들의 쿠데타 저항운동은 군부의 무자비한 강경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벌어졌고 자위수단으로 무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무장단체에 합류했다고 했다. 

 세계사를 보면 독재정권에 대항에 혁명에 성공한 수많은 사례가 있다. 독재정권을 제거한 뒤 민주주의를 확실히 세운 넬슨 만델라의 나라, 남아프리카도 있고, 소말리아처럼 수많은 갈등이 남는 나라도 있다고 독립적 정치연구원인 꼬싸인툰아웅륀이 말했다. 

 정권을 뺏은 군부와 시민들 간의 싸움의 끝을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렵고, 이대로라면 미얀마의 사태가 좀 지나면 심각한 국가 붕괴의 방향으로 갈수 있다는 전망에 수많은 정치인들이 동의하고 있다. “극단적인 유혈사태를 막을 수 없는 지경이 되겠죠?”라고 꼬싸인툰아웅륀이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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