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골' 장면 놓친 TV조선에 "제발 중계권 사지 말아라" 원성 쇄도
상태바
'첫골' 장면 놓친 TV조선에 "제발 중계권 사지 말아라" 원성 쇄도
TV조선 지난 5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치른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 단독 중계
첫골 장면에 벤투 감독 비춘 카메라...결정적 장면 연달아 놓쳐
축구협회 제작 맡기고 TV조선은 중계만... 9일 스리랑카전도 중계
"제작 경험 없는 방송사가 방송권만 구매해 생긴 부작용...시청자만 피해"
  • 손지인 기자
  • 승인 2021.06.07 18:19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일 TV조선에서 독점 생중계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전 '대한민국vs투르크메니스탄'.

[PD저널=손지인 기자] 우리 국가대표팀과 투르크메니스탄이 맞붙은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전을 단독 중계한 TV조선이 첫골 중계를 놓쳐 축구팬들의 원성을 샀다. 

지난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H조 2차 예선전에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5대 0으로 승리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TV조선이 단독 생중계한 이날 경기 시청률은 8.549%(유료가구 기준)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국가대표팀은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지만, TV조선의 중계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이날 전반 황의조 선수가 헤딩으로 첫골을 넣는 장면은 벤투 감독의 리액션을 비추다가 놓쳤다. 결국 첫골 장면은 생중계가 아니라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  

전반 27분 권창훈 선수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장면도 앞선 공격 장면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주다가 생중계로 담지 못했다. 

시청자들은 “지금 느린 장면이 나가는 동안 크로스가 한 차례 더 연결이 됐었고요. 권창훈의 헤더가 나왔습니다만 오른쪽 포스 맞고 나왔습니다”라는 이대현 캐스터의 설명으로만 현장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축구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TV조선의 중계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TV조선은 제발 중계권 안 샀으면 좋겠다”, “TV조선이 자체적으로 중계할 수준이나 인력이 안될 것" 등 비판 글이 줄을 이었다.   

지난 5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년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경기에서 5대0으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투르크메니스탄 골키퍼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년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경기에서 5대0으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투르크메니스탄 골키퍼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앞서 국가대표팀 축구경기를 단독 생중계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한 TV조선은 결과적으로 국가대표팀의 대승과 높은 시청률에도 웃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TV조선은 이번 국가대표팀 축구경기 중계 제작을 축구협회에 맡기고, 기획과 편성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대형 스포츠 중계는 지상파가 독점적으로 확보했지만, 최근에 중계권을 따낸 JTBC‧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단독 중계에 나선 경우도 적지 않다. JTBC는 지상파 3사를 제치고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열리는 총 네 번의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 확보해 놓은 상태다.  

방송법은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의 경우 전 국민의 90% 이상이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도 보편적 시청권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종편까지 스포츠 중계 전쟁에 나서면서 중계권 폭등, 중계 질 하락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TV 조선의 투르크메니스탄전  중계 실수 역시 전문성과 경험 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지상파 스포츠 담당 PD는 “축구 경기 흐름 중 어느 부분이 중요하고 어느 부분을 잘 보여줘야 하는지, 축구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면서 “TV조선이 자체 제작하지 못하고 외주에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시간 중계방송은 제작팀간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PD는 “제작 경험이 있는 제작팀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방송사가 돈으로 방송권만 구매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결국 피해는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스포츠 전문 PD도 “라이브 중계방송은 높은 제작 역량이 담보되어야 한다"며 "이번 중계 실수는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당시 제작 스태프의 숙련도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TV 조선 측도 난감한 표정이다. 

TV조선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영상을 TV조선은 생중계만 한 것”이라면서 “약간 손발이 안 맞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 중계는 나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TV조선은 오는 9일 스리랑카와 치르는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과 오는 12일, 15일에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과 가나 축구대표팀이 펼치는 평가전도 단독 생중계할 예정이다. 오는 13일 레바논과 맞붙는 월드컵 예선전은 KBS가 중계를 맡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장준권 2021-06-09 10:28:21
TV조선이라길래 잠시 북한 TV방송으로 착각했다.

... 2021-06-10 11:22:47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영상을 TV조선은 생중계만 한 것 이라고 써있는데 난독증 개돼지들

에휴 2021-06-11 16:49:40
에휴... 외주도 실력이거늘 ㅉㅉㅉㅉ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