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조국 부녀 일러스트' 사과했지만 여론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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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사건에 '조국 부녀 일러스트' 쓴 조선일보
"담당기자 실수" 해명...조국 전 장관 "면피성 사과...법적 책임 물을 것"

지난 21일 조국과 조국의 딸로 추정되는 일러스트 이미지가 조선일보 성매매 기사에 재사용 됐다.
조선일보가 성매매 사건 뉴스에 사용한 일러스트. 조국 부녀가 등장하는 일러스트를 사건과 무관한 뉴스에 붙여 비판 여론이 일자 조선일보는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PD저널=김승혁 기자] <조선일보>가 성매매 사건 뉴스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녀 이미지가 들어간 일러스트를 썼다가 비판이 쇄도하자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조선일보>의 해명에 조국 전 장관은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일보>의 <[단독] "먼저 씻으세요"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털어> 온라인 기사 캡쳐 화면과 함께 "제 딸 사진을 그림으로 바꾸어 성매매 기사에 올린 조선일보, 그림 뒷쪽에 있는 백팩을 든 뒷모습의 남자는 나의 뒷모습으로 보이는데, 왜 실었습니까"라고 항의성 글을 올렸다. 

<조선일보>는 이후 일러스트를 5만원 지폐가 들어간 이미지로 교체했다. 문제의 일러스트는 <조선일보>가 지난 2월 27일에 게재한 서민 교수의 칼럼 기사에 들어간 일러스트를 다시 쓴 것이었다. 

<조선일보>는 비판이 여론이 확산되자 23일 오전 온라인판에 '조국씨 부녀와 독자들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담당기자는 일러스트 목록에서 여성 1명, 남성 3명이 등장하는 이미지만 보고 기고문 내용은 모른 채 이를 싣는 실수를 했고, 이에 대한 관리 감독도 소홀했다”는 게 해명의 요지다. 

하지만 '단순 실수였다'는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일러스트가 처음 쓰인 서민 교수 칼럼 내용도 파악하지 않고, 널리 알려진 조국 전 장관의 뒷모습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설명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에 올라온 <조선일보> 사과문에는 “사과문 몇 줄로 끝날 일이 아니다”, ‘한 가정을 성매매 범죄자로 만들어 놓고 몰랐다는 것이냐’ 등 책임을 추궁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조국 전 장관은 <조선일보>의 해명에 "상습범의 면피성 사과다.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국회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촉구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명의로 낸 논평에서 "조국 전 장관 부녀를 성매매와 관련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두 사람의 이미지를 기사에 의도적으로 삽입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편집"이라며 "아무 상관없는 성매매 사건에 두 사람의 이미지를 고의로 삽입한 것은 기사를 통해 악의적 조작과 혐오 범죄를 일삼는 ‘일베’ 수준의 지라시로 전락해 가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통화에서 “분명히 DB가 남아있을 텐데 일러스트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은 충분히 고의적·악의적 편집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허위조작정보 관련해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이 뜨겁고 언론의 신뢰도가 실추된 상황에서 (조선일보의 편집 논란이) 같은 언론계 종사자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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