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도쿄올림픽 현지 중계 대폭 축소...현장감 전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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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도쿄올림픽 현지 중계 대폭 축소...현장감 전달 관건
지상파 3사, 도쿄올림픽 방송단 규모 30~50% 축소
KBS·MBC, 현지 중계 '선택과 집중'...SBS, 전 종목 서울 스튜디오 중계
"취재 제약 커 캐스터·해설진 역할 중요"
  • 김승혁 기자
  • 승인 2021.07.09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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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도쿄 올림픽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도쿄 올림픽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P)ⓒ뉴시스

[PD저널=김승혁 기자] 사상 초유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도쿄올림픽의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 중계는 코로나19 악조건 속에 현장감과 스포츠의 감동을 어떻게 담아낼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각 방송사는 도쿄올림픽 방송단 규모를 30~50%가량 줄이고, 현지 중계도 최소화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일본의 '긴급사태' 선포 기간에 진행되는데다 강도 높은 취재 제한을 받고 있어 방송사들은 차별화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과거 100명 규모로 방송단을 꾸렸던 KBS는 이번 도쿄올림픽 파견 인원을 65명으로 줄였고, MBC는 애초 계획보다 40~50% 가량 축소해 방송단을 구성했다. SBS는 캐스터·해설위원 없이 기술진·취재진·PD로만 구성된 26명의 방송단을 현지에 보낼 예정이다.

선수촌 출입이 불가능하고, 선수 인터뷰도 2m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지침에 따라 현지 중계 종목도 대폭 줄었다. 

KBS는 축구와 야구 경기만 현지 생중계하고 나머지 종목은 서울 스튜디오에서 중계할 예정이다. 박지원 아나운서를 포함해 조원희·한준희(축구), 박찬호(야구) 해설위원이 현지에서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전할 계획이다.

정재용 KBS 스포츠국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등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축구·야구 생중계’와 ‘현지 스튜디오 운영’은 포기할 수 없었다. 스포츠 현장의 생생한 감동만큼은 반드시 전해드리겠다”며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더라도 그 뒤에서 선수들이 부단히 노력한 휴먼스토리까지 다룰 예정이다. 승리에만 집착하지 않는 ‘진짜’ 스포츠를 보여주는 것이 KBS만의 중요한 차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열린 KBS 도쿄올림픽 온라인 기자간담회 ⓒKBS스포츠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 7일 열린 KBS 도쿄올림픽 온라인 기자간담회 ⓒKBS스포츠 유튜브 화면 캡처

MBC는 야구·육상·수영·유도 경기를 현지 스튜디오에서 중계한다. 

MBC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지 중계에 제약이 많은 만큼 ‘빅 이벤트’에 강한 해설진을 꾸렸다. 주요 종목은 현장 중계를 하지만 나머지 종목은 생생하게 중계할 수 있는 해설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축구 경기 중계를 맡을 해설위원으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부터 MBC 간판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안정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낙점됐다. 일본 현지에서 진행하는 야구 중계는 허구연 해설위원이 해설을 맡는다.    

MBC는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도 적극 활용해 도쿄올림픽 소식을 알릴 예정이다. 

SBS는 과감하게 현지 중계를 포기하고 서울에 메인 스튜디오를 차린다. 대신 사전에 준비한 선수 인터뷰와 'CG 맛집'다운 화려한 그래픽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김상우 SBS 스포츠기획부장은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인해 도쿄 현장에서 색다른 콘텐츠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1년 전부터 준비한 올림픽 메달 획득이 유력한 선수들의 인터뷰 영상을 <스포츠 투나잇>에서 공개할 예정”이라며 “또 방송 그래픽을 최대한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양질의 정보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BS는 대형 스포츠대회에서 발군의 중계 실력을 보여온 배성재 캐스터(축구)를 비롯해 이승엽(야구)·이용대(배드민턴)·현정화(탁구) 해설위원 등으로 중계진을 꾸렸다.  

이번 도쿄올림픽의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도쿄올림픽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지만, 시차 없는 올림픽이 드물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배재성 한국스포츠미디어학회장은 “뒤집어 생각해보면 코로나 정국에서 올림픽만큼 이슈가 될 만한 이벤트가 없다"며 “현장 취재 제약이 많다보니 그동안 방송사들이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 중계진들의 순발력과 상황 판단력이 중요해졌다. 현실적인 제약을 어떻게 극복할지 방송사의 역량 차이가 드러나는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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