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반면교사 삼은 후발주자들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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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SNS 오디오 플랫폼 '음', 클럽하우스 '베끼기' 평가 속 크리에이터·셀럽 영입 주력
"소셜 오디오 플랫폼 확장성 한계 뚜렷"..."니즈 반영한 서비스 개선 여부에 달려"

지난달 8일 출시된 카카오 '음(mm)' 베타서비스. ⓒ카카오
지난달 8일 출시된 카카오 소셜 오디오 플랫폼 '음(mm)'. ⓒ카카오

[PD저널=손지인 기자] “반려견이 혼자 있을 수 있는 적정 시간이 있을까요?”, “2개월 강아지를 혼자 8시간 두는 건 너무 힘든 일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산책하고 함께 있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지난 7일 밤 10시 카카오가 출시한 소셜 오디오 플랫폼 ‘음(mm)’ 대화방에서 열린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의 ‘댕댕이 라이브’. '나와 잘 어울리는 반려견'을 주제로 1시간 동안 진행된 라이브에선 반려견을 키우는 200여명이 오로지 오디오로 강형욱 훈련사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지난 8일 서비스를 출시한 '음'은 한국판 '클럽하우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입에 제한은 없지만,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하고 추천 친구를 팔로우해 관계를 맺는 방식은 클럽하우스와 같다.

'클럽하우스'가 초창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의 유명인의 가입 사실이 알려져 입소문을 탄 것처럼 '음'도 셀럽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강형욱 훈련사의 '댕댕이 라이브'를 5회로 편성한 데 이어 9일 밤 9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라디오 토크쇼에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등 기업인이 연사로 나선다.  '음'은 클럽하우스에서 인지도를 쌓은 인플루언서를 음악·여행 등 각 분야에 걸쳐 '음 공식 크리에이터'로 영입해 MZ 세대의 가입도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비대면 대화 니즈와 글로벌 시장의 큰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오디오 플랫폼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해 ‘음’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음뿐만 아니라 트위터의 ‘스페이스’, 스포티파이의 ‘그린룸’ 등 세계적인 IT 그룹들도 오디오 SNS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클럽하우스'는 한때 '인싸 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현재(9일 오후 1시 50분) 앱 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200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기존 가입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고, iOS 운영체제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폐쇄성이 독이 됐다는 평가다. 

'음'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청취자들도 이모지를 통해 리액션을 할 수 있는 등 수평적인 대화 기능이 눈에 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과도 연동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오디오 플랫폼을 쓰다 보면 부가적인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면서도 그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능이 병행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기존의 오픈 채팅방과 연동시켰다. (대화 도중) 링크를 통해 오픈 채팅방으로 넘어가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앱 스토어’ 음 리뷰에는 “누구나 가입 가능하고, 이모지 반응 외에는 ('클럽하우스'와) 거의 일치해서 메리트를 못 느끼겠다” ,“아이디어는 물론 디자인까지 거의 그대로 따왔음에도 품질은 훨씬 떨어진다” 등 '클럽하우스'와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클럽하우스'와 '음'에서 음악을 들려주는 방을 운영 중인 송태민씨는 “'음'은 클럽하우스를 베꼈다보니 클럽하우스에 있던 사람들이 그대로 넘어와 방도 비슷하게 만들어 재미가 없다”면서 “‘음 크리에이터’도 유튜버처럼 팬층이 두텁지 않고, 대화방에서 끼리끼리 소통하는 문화가 굳어지면 더 이상 확장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들이 ‘클럽하우스’를 뛰어넘는 소셜 오디오 플랫폼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메시지에 비언어적 단서와 맥락 등의 정보를 탈락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며 "오디오는 나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꺼리는 측면이 있고, (젊은층은) 이미 문자형 SNS에 익숙한 상태로 자라오기도 했다”면서 오디오 플랫폼의 한계에 주목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클럽하우스'는 위계적인 소통이라는 비판이 많았는데, 한국은 외국에 비해 수평적 소통의 욕망이 강하고, 또 요구 사항이 많은 시장"이라며 "결국 '클럽하우스'보다 '음'이 더 빠른 속도로 UX를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형은 베꼈지만, 한국 사람들의 니즈에 맞게 개선해나간다면 국내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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