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지상주의 벗어나 '4등 드라마'·비인기종목 결실 주목한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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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지상주의 벗어나 '4등 드라마'·비인기종목 결실 주목한 언론 
17일 간의 대장정 마친 도쿄올림픽 ...9일 조간 감동 선사한 선수들 얼굴로 장식
"메달보다 값진 감동" "한국 스포츠에 희망 메시지" 평가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1.08.09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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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폐회사를 하고 있다.
8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폐회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열린 도쿄올림픽이 8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9일 조간은 메달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 선수들을 조명하면서 이번 도쿄올림픽의 의미를 돌아봤다. 

이날 다수 조간신문은 17일 동안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한 선수들의 얼굴로 1면을 장식했다.

<한국일보>는 1면 <즐!림픽 선수도 국민도 메달보다 유쾌한 도전 즐겼다>에서 선수 25명의 사진과 함께 유쾌한 올림픽 도전기를 담았다.  

금메달 6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딴 대한민국의 도쿄올림픽 순위는 16위. 개막 전에 설정한 금메달 7개와 종합 10위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성적이다. 

<한국일보>는 “이번 올림픽 결과만 두고 한국 선수단이 ‘실패했다’고 보는 시선은 드물다”며 “‘명품 궁사’로 거듭난 김제덕의 우렁찬 ‘파이팅’으로 시작해 ‘배구여제’ 김연경의 아름다운 퇴장으로 마무리된 이번 대회는 공정한 선발과 승복의 가치, ‘원팀’의 힘을 새삼 일깨운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일보>는 1면에 김연경 선수의 사진과 함께 배치한 <4등 드라마에 여름밤이 짧았다>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을 포함해 명승부를 펼친 선수들을 조명했다. 

<중앙일보>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8일 열린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배해 어떤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지만, 금메달리스트 못지않은 찬사를 받고 있다”며 “이날 트위터에는 ‘#여자배구’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오후 4시 기준 28만 건 이상 올라왔는데 대부분 ‘메달보다 값진 감동’ 등 내용의 글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8일 폐막한 도쿄올림픽 응원전의 특징 중 하나는 ‘성과 지상주의’의 퇴조와 ‘정직한 4등’에 대한 열광이었다. ‘메달 강박증’에 걸린 듯한 기존의 승리 지향적 ‘국뽕’ 응원 구호는 자취를 감췄고, 승패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챔피언과 같은 수준의 박수를 받았다”고 총평했다. 
 

한국일보 8월 9일자 1면 기사.
한국일보 8월 9일자 1면 기사.

<동아일보>는 <전웅태, 근대5종 첫 銅 … 4위 정진화 “그의 등을 보며 뛰어 다행”>에서 근대5종에서 첫 메달을 딴 전웅태 선수와 4위를 기록한 정진화 선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동아일보>는 “한명은 메달을 따냈고, 한 명은 메달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그들에게 메달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다”며 “도쿄에서 한국 근대5종 역사상 첫 메달의 역사를 쓸수 있었던 건 바로 전웅태와 정진화의 ‘브로맨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반면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준 한국야구에는 싸늘한 시선이 쏟아졌다.  

<동아일보>는 23면 <실력도 근성도 못 보여준 야구…6개팀 중 4위에 껌씹기 논란까지>에서 “전체 6개팀 가운데 4위라는 성적도 민망하지만 수십억원의 몸값을 받는 선수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수차례의 득점 기회를 맞고도 타선은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미숙한 베이스 커버 등 허술한 수비로 실점의 빌미를 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야구선수들의 사적 음주 모임으로 KBO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선언이 내려진 점을 짚으면서 “100억원대 자유계약선수(FA)들이 속출하는 최근 들어 오히려 투지와 근성은 실종됐고, 사건 사고는 차고 넘쳤다”고 꼬집었다. 이어 “명예회복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먼 훗날에나 가능하다. 야구는 2024년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된다. 2028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에서 다시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번 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며 "패기발랄한 10~20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제 실력을 발휘하며 미래를 밝혔다. 근대5종 등 비인기 종목에서도 묵묵히 땀 흘린 선수들의 도전이 성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김연경 선수의 올림픽 은퇴 선언은 세대교체라는 숙제를 던지기도 했다. 더는 특출한 개인기로 성적 올리기를 기대하는 일이 없도록 체육계가 단단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팬들은 옛날처럼 ‘효자 종목’만 바라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번에 우리 선수들은 스포츠 정신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줬다. 한국 스포츠가 엘리트주의·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밝은 신호”라고 의미를 짚었다. 

그러면서 “물론 지난해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에서 확인된 적폐가 하루아침에 일소되기는 어렵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체계적 지원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내부 투명성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안산 선수를 향한 ‘여성 혐오’를 무력화시킨 우리 국민의 성숙한 태도가 뒷받침된다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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