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의 값진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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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의 값진 교훈
스포츠 중계도 편협한 민족주의 벗어나야 할 때
  •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 승인 2021.08.0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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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기념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
8일 오후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기념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

[PD저널=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2020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무관중이라는 사상 초유의 악조건과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 막을 내렸다. 관중석은 텅 빈 상태에서 선수들이나 임원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나와야했고 일부 종목 선수들은 경기하다 더위로 사망하겠다고 호소하는 가운데 힘과 기를 겨뤘다. 

승패보다 참가에 의의가 있다는 세계적 행사가 무서운 질병에 짓눌렸지만 역경을 반드시 극복한다는 인류의 강력한 의지가 과시되었다. 수년 동안 이 대회를 위해 준비해온 젊은이들이 힘과 기를 한껏 뽐내고 경쟁하는 모습은 정말 벅찬 감동 속에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 주었다. 

전 세계에서 2백 여 개가 넘는 국가가 참가한 이번 대회를 보면서 새삼 70억 인구는 한 지붕 한 가족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 피부색이나 골격이 다르고 서로 다른 말을 쓰고 있지만 유전적인 잠재력은 평균적으로 보아 동등하다는 것은 모든 스포츠 일부 종목의 종주국이 사라지고 있다는 현상을 통해 입증되었다. 

예를 들면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유럽이나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등지의 선수들이 한국 선수를 능가한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이 태권도 전 종목을 휩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꼈지만 지금은 아니다. 

다른 종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된다. 유럽인들의 독무대 같았던 다이빙, 수영, 기계 체조, 역도 등에서 동양인이 두각을 나타내거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예를 들어 기계체조 가운데 마루운동, 안마,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등에서 중국이나 한국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것이다. 

한편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 새삼 확인된 것이지만 각국 선수단의 유니폼 등 의상이 다 제각각이고 특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의상은 특정 문화권의 상징과 같은 면이 있는데 전 세계의 여러 지역이 동일한 전통의상 문화를 가진 경우가 없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스포츠 종주국이 사라지고 있고 각 민족의 의상이 제각각인 것은 현존 인류가 그 뿌리가 하나이면서 유전적 잠재력이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된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즉 조상이 하나인 인간의 유전적 잠재력이 환경요인과 결합해서 다양한 의상, 음식, 주거, 음악, 미술 등의 형태로 발현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인류의 유전적 잠재력이 그 깊이와 폭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넓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런 사실이 거듭 되는 국제 스포츠 행사를 통해 확인되면서 지구촌을 지배해 온 인종에 대한 허구가 거듭 입증되고 있는 것을 모두 주목해야 한다. 

유럽 백인들이 15세기 이래 식민지 쟁탈전이나 노예무역을 벌이면서 겉모습만으로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으로 구분해 놓고 자신들의 약소민족 약탈과 그 범죄 행위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웠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현존 인류가 20만 년 전 아프리카 한 여성의 후예라는 설과 함께 지구상에 인종이라는 개념은 존재할 수 없고 단지 문화적 차이에 의한 민족이라는 구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타오르는 성화대 옆으로 오륜기와 일장기가 휘날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타오르는 성화대 옆으로 오륜기와 일장기가 휘날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인류가 한 지붕, 한 가족이라는 과학적 사실에 대한 공감대가 더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강대국 이기주의, 편협한 민족주의가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있지만 진실은 영원히 감출 수 없다는 점 또한 명백하다. 70억 인류가 한 가족이며 인간이 지닌 유전적 잠재력이 경탄할 만 해서 이를 깊이 살펴 국제사회의 공존과 상호번영 등의 방안이 실천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확대되어야 한다. 그러면 지구상에서 전쟁이나 기근과 같은 끔찍한 불행은 사라질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 도처에서 가짜뉴스의 하나인 인종차별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그것이 제도화되어 커다란 흉기가 되고 있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그뿐 아니다. 사상과 이념이 다르다면서 대립하고 전쟁, 살육을 자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도 인류의 역사를 살필 때 사상과 이념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시대에 따라 변화한 것이라는 점에서 깊이 살펴야 한다. 인간의 유전적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발밑의 사상과 이념의 차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무의미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가짜뉴스는 경제적,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내는 거짓상품이라는 점에서 전면 폐기되어야 하는데 그러나 현실은 그것과 거리가 멀어 안타깝다. 예를 들면 올림픽 대회에서 벌어지면 금메달 지상주의를 내세워 중계방송하거나 보도하면서 70억 인구가 한 가족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에 역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금메달만이 최고야'라는 식의 거친 감정을 촉발시키거나 강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적 축제가 되어야 할 스포츠 행사가 자칫 파괴적인 국가이기주의, 편협한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역기능도 적지 않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올림픽은 세계 모든 나라가 참여해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친목을 다지고 우애를 강하게 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이다. 이런 점을 외면한 채 지기 편 선수가 이겨야 한다는 식의 강박관념에 휘둘리는 것은 야만적이고 후진적이라는 비판을 자초하는 것이다. 

스포츠는 아무리 격렬하게 격돌한다 해도 정해진 룰에 의해 진행된다는 점이 중요하고 결과에 승복하면서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주는 행사여야 한다. 그렇지 않은 태도를 선수들이 보인다면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비신사적 태도라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도 승패보다 선수들의 경기를 즐기고 평가한다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역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한일전이 벌어질 경우 이를 중계 방송하는 아나운서들이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국가 간 장벽을 너무 강조하거나 다른 나라 선수들을 폄훼하는 듯한 말을 쏟아놓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중계방송을 듣는 시청자들에게 올림픽은 스포츠로 벌이는 지구촌 축제 한마당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서 멀어지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방송사는 스포츠 중계 등에서 진행자가 차분하게, 객관적 입장에서 승패와 관계없이 경기를 평가하고 즐기는 식의 태도를 지녀 시청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주는 노력을 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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