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 무산에 화난 조선일보, “정권교체 첫걸음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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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16일 국민의힘 합당 결렬 선언
주요 신문 '중도 결집' 파장 전망 속 한국일보 "정치공학적 단일화 통하는 시대 이미 지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최종 선언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최종 선언했다.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하면서 야권의 대선 구도는 더 복잡해졌다. 17일 아침신문은 안철수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를 전망하면서 통합이 무산된 야권에 다양한 훈수를 쏟아냈다.  

안철수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되었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합당 결렬을 선언하면서 대선 독자 출마에 대해선 “앞으로 계획은 따로 말씀드릴 시간을 갖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경향신문>은 4면 <양당 구도 깰 ‘중도 결집’ 노리나…더 복잡해진 대선 셈법>에서 “(제3지대 변수) 파장의 규모는 안 대표가 제3지대에서 중도층 지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며 “21%를 득표한 2017년 대선 때처럼 중도 표심이 모이면, 여야 일대일 구도가 흔들린다. ‘찻잔속 태풍’에 그칠 경우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을 영입하며 ‘야권 플랫폼 정당’의 그림을 얼추 완성한 국민의힘을 크게 흔들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조선일보>는 17일자 4면 <또 돌아선 안철수>에서 “이번 합당 결렬로 안 대표는 대선 불출마와 합당 약속을 스스로 깼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며 “안 대표가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단일화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라고 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나서려면 후보는 선거 1년 전 당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국민의당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야권 관계자의 입을 빌려 “안 대표가 당헌‧당규를 고쳐가면서 대선에 출마한다면 국민의당이 사실상 ‘안철수 1인 정당’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한 뒤 안 대표의 결정에 반발한 국민의당 소속 구의원,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을 덧붙였다. 

조선일보 8월 17일자 사설
조선일보 8월 17일자 사설

다수 조간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뒤집은 안철수 대표뿐만 아니라 이준석 대표에게도 합당 결렬의 책임을 따졌다. 
 
<조선일보>는 사설 <야권, 지금 뭐 하는 건가>를 통해 “정권교체의 첫걸음부터 망치고 말았다”고 야권 전체를 싸잡아 질책했다.   

<조선일보>는 “대선 후보 선출 방식, 당명 변경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하지만 진짜 이유는 지분 다툼과 두 대표간 감정싸움 때문일 것”이라며 “두 대표는 같은 지역구를 놓고 경쟁하면서 묵은 감정의 앙금이 크다고 한다. 그 결과 국민 절반가량이 바라는 정권교체의 첫걸음부터 망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7 재보선을 전후해 야당 지지율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이는 문 정권의 거듭된 폭정과 무능에 따른 반사이익일 뿐이다. 그런데도 야권은 선거 승리가 확정적이라는 환상에 빠진 듯하다”며 “지난 4월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론이 정권 유지론을 20%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최근 조사에선 8%포인트 차이로 줄었다. 야권에서 벌어지는 볼썽사나운 이전투구를 보며 국민들도 점차 마음을 돌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야권 통합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국민의힘을 두고 “국민 기대가 언제부터 두 정당의 통합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통합을 하든 안 하든 그건 두 정당이 알아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다만 가치와 비전을 내버린 채 오로지 ‘선거 승리’라는 정치공학적 계산만으로 이뤄지는 통합 시도가 얼마나 허망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씁쓸하기 짝이 없다”며 “이번에 합당 결렬을 선언한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윤석열‧최재형 후보나 이준석 대표 모두 ‘정권 교체’를 외치는 것 말고는 국민에게 어떤 공통된 비전과 가치,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양당이 보여준 협상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하면서 “‘철부지 애송이’ ‘에스까노까(예스인가 노인가)’식의 설전은 정치권의 수준 자체를 낮추는 자해성 논란이었다. 향후 야권 단일화 논의가 다시 대두될 때 이런 식의 지분 싸움과 감정적 대결이 재현되면 아무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없고 정치 혐오만 부추길 게 뻔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당이 야당인 시절 실력은 키우지 않고 단일화 이벤트에만 의존하다가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경험을 곰곰이 되새겨 보길 바란다. 정치공학적 단일화가 통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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