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타 모시는 방송가, 반짝 관심 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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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스타 모시는 방송가, 반짝 관심 그칠까
'라디오스타'·'아는 형님'·'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국가대표 효과 톡톡
도쿄올림픽에서 주목받은 '비인기 종목' 선수 출연 요청도
'뭉쳐야 찬다2' 비인기종목 레전드 발굴에 기대 모아
"올림픽 끝나면 관심 떨어지지만...스포츠 활성화 위해 지속적인 관심 필요"
  • 장세인 기자
  • 승인 2021.08.20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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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국가대표 특집으로 꾸민 '유 퀴즈 온 더 블럭'.
지난 18일 국가대표 특집으로 꾸민 '유 퀴즈 온 더 블럭'.

[PD저널=장세인 기자]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모시기에 나선 예능 프로그램이 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예년처럼 메달 색깔이나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에게 러브콜을 보낸 예능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비인기 종목에 관심을 보낼지도 주목된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중에 가장 적극적으로 섭외에 응한 선수들은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금메달리스트 4인방이다. '어펜져스'라는 별칭이 붙은 김정환·구본길·김준호·오상욱 선수는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MBC <라디오스타>, SBS <집사부일체> <신발 벗고 돌싱포맨>, JTBC <아는 형님>을 돌며 예능인 못지않은 끼를 발산했다.  

지난 18일 '국가대표 특집 1탄'으로 꾸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안창림(유도), 안드레 진·정연식(럭비), 강채영·장민희·안산(양궁) 선수가 '자기님'으로 출연했다. 오는 25일 '국가대표 2탄'에선 양궁 남자 국가대표팀 김제덕·김우진·오진혁 선수와 도마 국가대표 여서정·신재환 선수가 나와 도쿄올림픽 뒷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오는 21일 MBC <놀면 뭐하니>에선 7년 전 <무한도전>에 '탁구 신동'으로 출연한 인연이 있는 신유빈 탁구 국가대표가 <무한도전> 멤버들과 재회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올림픽 선수들 섭외에 성공한 프로그램은 시청률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18일 <라디오스타> 시청률은 6.4%(닐슨코리아 집계)로, 전주(5.1%)보다 올랐고, <아는 형님>은 6.6%로 시청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유 퀴즈 온 더 블럭> '국가대표 1탄'은 방탄소년단 시청률 7.1% 이후 가장 높은 6.8%를 기록했다. 

올림픽 기간에 뜨거운 성원을 보냈던 시청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특히 그동안 미디어 노출이 많지 않았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주목을 받은 비인기종목 선수들을 섭외해달라는 요청이 적지 않았다. '유 퀴즈X국가대표' 예고영상에는 “이번에 다른 종목과는 달리 관심을 비교적 덜 받았던 럭비팀까지 챙겨주셔서 감동이다", “요트, 카약, 경륜, 클라이밍 같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더 많이 보고 싶어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나 혼자 산다', '라디오스타'의 올림픽 특집 방송 화면
'나 혼자 산다', '라디오스타'의 올림픽 특집 방송 화면

이런 여론에 힘입어 예능 프로그램들이 비인기종목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까.

실제 코로나19 장기화와 도쿄올림픽 효과로 사회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남녀 모두 생활체육 참여율이 60%에 가까웠고 여성의 참여율은 남성보다 0.4%포인트 높은 60.3%였다. SNS에선 '스포츠 모임' 오픈채팅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올림픽 이후 온라인 카페에는 '지역에 여자 스포츠 동호회 있나요' 라는 질문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출연하는 E채널 <노는 언니>와 축구에 진심인 여자 연예인들이 경기를 펼치는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여성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JTBC <뭉쳐야 찬다2>는 비인기 종목 전설들을 발굴한다는 기획 의도로 기대를 모았다.     

박찬민 인하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올림픽 때는 잠깐 이슈가 됐다가 끝나면 관심이 떨어지는 상황이 계속 반복됐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본인들이 선호하는 종목 위주로 흥미의 범위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방송이라는 매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게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역할이지만 방송 수익 구조 특성상 시청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면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최근 골프 예능이나 <골 때리는 그녀들>처럼 종목 자체에 관심이 갈 수 있도록 진정성을 보여주는 예능이 나오고 있고, SBS가 배드민턴을 소재로 한 드라마 <라켓소년단>을 선보인 것도 고무적"이라며 “대중의 관심이 떨어졌을 때는 OTT나 온라인 미디어 등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한 콘텐츠를 시도해보고 이후 확대해나간다면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속적 관심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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