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용마 기자 2주기 돌아왔지만..."그가 바라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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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본사·지역MBC 사옥에 '이용마 2주기' 추모 플래카드
언론노조 MBC본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재인 대통령 약속 지켜지지 않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사진 왼쪽부터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 최성혁 언론노조 MBC본부장, 박상준 언론노조 MBC본부 사무처장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PD저널=김승혁 기자] 공영방송 정상화에 앞장서다 2019년 세상을 떠난 故 이용마 MBC 기자 2주기를 맞아 언론계 동료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이용마 기자 2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위원장과 최성혁 언론노조 MBC본부장 등은 고인이 잠든 분당 메모리얼파크를 찾아 이용마 기자를 추모했다. 

2011년 MBC본부 홍보국장을 지내며 '공정방송 사수' 파업을 이끌다가 해고된 이용마 기자는 암투병 중에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언론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다양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이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이용마 기자를 찾아 '방송사 사장 선임과정에 공론화위원회 방식의 국민대표단을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임기를 9개월 남긴 지금까지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MBC본부는 이날 추모 성명을 내고 “이용마 기자가 생전에 그토록 염원했던 MBC 지배구조 개선의 시간표는 2년 전 그날 이후 단 1초도 흐르지 못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용마 기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투병 중이던 이용마 기자의 수척해진 두 손을 맞잡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확실하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던 문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 선거가 7개월도 남지 않은 지금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12기 이사진 선임 과정에서도 정치적 후견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은 여전했다. 

MBC본부는 "불과 한 달여 전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최소한의 신의마저 저버린 채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방문진 이사로 밀어 넣었다"며 "올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그렇게 현 정권과 여당에 의해 또다시 정치적 입김으로 병들고 얼룩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윈 얼굴에도 놀랍도록 단단했던 목소리와 빛나던 눈빛, 냉철하게 불의를 꾸짖던 이용마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참언론을 향한 그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투쟁, 남아있는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했다. 

MBC 사옥을 비롯해 16개 지역MBC에 걸린 이용마 기자 추모 플래카드가 걸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MBC 사옥을 비롯해 16개 지역MBC에 이용마 기자 추모 플래카드가 걸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언론노조도 추모성명에서 고인을 추모하며 “동지와 함께했던 언론노동자와 시민의 염원인 언론개혁 4대 입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며 "국민이 참여할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추천에는 ‘국민 참여’라는 허울뿐인 절차만 남았고,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할 공영방송’을 움켜쥔 이들은 도리어 언론을 사회악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어 "정치와 자본 권력에 의해 언론의 자유라는 단어가 오염되고, 원칙과 상식이 흔들리고 있는 2021년 8월 20일. 동지가 곁에 없음이 너무도 무겁게 다가온다. 다시 인사를 한다면, 반드시 그때에는 동지의 염원을 이루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MBC본사 사옥과 16개 지역MBC에는 이용마 기자 2주기를 추모하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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