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심' 겨냥한 예능...반려인 눈높이 맞추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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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천만 시대' 공존 모색하는 예능 프로그램
'펫키지' 유기견 편견 조장 비판도..."동물권 감수성 중요"

지난 26일 방송된 JTBC '펫키지' 화면 일부 ⓒJTBC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 26일 방송된 JTBC '펫키지' 화면 일부 ⓒJTBC 유튜브 화면 캡처

[PD저널=김승혁 기자] '반려견 천만시대'에 방송가도 '펫심' 공략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간과 반려동물의 '공존'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는데, 동물권 감수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어쩌다 마주친 그 개> 등 반려견을 주인공으로 한 프로그램은 꾸준하게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엔 '교화'보다 '공존'에 무게를 둔 경향이다. 

최근 반려인이 크게 늘면서 반려동물을 '물건'이 아닌 '인격체'로 바라보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B경영연구소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604만 가구로 한국 전체 가구의 29.7%를 차지했고, 반려인은 1448만 명으로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KBS <개는 훌륭하다>를 연출한 이태헌 PD는 “최근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 증가로 인해 반려인·비반려인 사이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강형욱 훈련사를 섭외할 때도 교화가 아닌 ‘공존’과 ‘보호자’를 강조했다”며 “반려동물을 교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반려동물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보호자와의 관계 증진', '사회적 공존'에 대해 집중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지난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개취존중 여행배틀-펫키지>는 반려동물과 동반여행을 콘셉트로 잡았고, 하반기 방송을 앞둔 KBS1 <펫비타민2>은 '사람과 반려동물의 행복한 공존'을 표방했다.

<펫키지> 제작진 측은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가족·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며 “팬데믹 이전에는 <짠내투어>, <배틀트립>, <꽃보다 시리즈> 등 '사람‘이 즐기는 여행 프로그램이 많았다면, 이제는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떨까 생각하던 중 <펫키지>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KBS '펫비타민2' MC진(왼쪽부터 광희, 박수홍, 티파니영) ⓒKBS
KBS '펫비타민2' MC진(왼쪽부터 광희, 박수홍, 티파니영) ⓒKBS

하지만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려동물을 다룬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한층 높아졌다. 반려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고 모두 '펫심'을 얻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펫키지>는 첫 방송부터 출연자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강아지 전문가들은 유기견을 추천 안 한다"는 김희철의 발언이 유기견에 대한 편견을 키운다는 동물권단체,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는 “유기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는 한편, 유명인의 말 한 마디가 유기견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출연진이 오해를 살 발언을 하거나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발언을 한다면 제작진은 현장에서 멘트를 보완해달라는 등 요청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유감을 드러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가 다른 인종과 문화를 존중하며 바라보듯, 방송 제작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반려동물을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감수성”이라며 “최근 일상과 문화, 의식의 변화가 예능 소재로 돌아오고 있는데, 제작진의 섬세한 관점이 투영돼야 시청자에게 소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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