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글로벌 흥행...넷플릭스 저작권 독점 관행 수면 위로
상태바
'오징어게임' 글로벌 흥행...넷플릭스 저작권 독점 관행 수면 위로
[유건식의 OTT 세상 ⑧] '오징어 게임' 유례 없는 성공...82개국 1위 기록
넷플릭스, "한국 창작자 존중·생태계 활성화 기여" 평가에 공감
한국 콘텐츠 수요 급증, 글로벌 OTT 저작권 관행 바로잡을 기회로 삼아야
  •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
  • 승인 2021.10.01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전 세계적인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PD저널=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징어 게임>이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난리다. 한국에서 만든 드라마가 이렇게 인기를 끈 것은 처음이다. 과거 <겨울연가>나 <대장금> 인기도 이 정도는 아니었고, 영화가 아닌 한국 드라마가 단기간에는 190개가 넘는 국가에 퍼지는 것도 불가능했다.

<오징어 게임>이 마른 볏짚에 불붙듯 인기가 타오른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에 통할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이다. 다음으로 전 세계 동시 유통할 수 있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다. 마지막으로 인기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인기를 측정하는 장치로는 영화는 박스오피스가 있지만 TV 드라마는 그렇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는 하나의 시스템이 플릭스패트롤(flixpatrol.com)이다. 전 세계 124개국의 389개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영화와 TV 시리즈의 VOD 차트를 조사해 순위를 발표한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서비스한 지 6일 만인 9월 23일 글로벌 TV 부문 1위에 오른 이후 톱을 유지하고 있다. 콘텐츠의 메카 미국에서는 9월 21일부터 1위를 하고 있으며, 9월 30일 기준으로 이 사이트에서 파악되는 83개 국가 중에서 인도(2위)를 제외한 82개 국가에서 1위를 하고 있다. 실로 대단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가 운영하는 ‘해외통신원리포트’에도 <오징어 게임>을 다룬 내용이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올라오고 있고, CNN, 뉴욕포스트, 프랑스 BFM 등 해외 언론에서도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에서 제작된 <오징어 게임>이 단기간에 전 세계에서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관련 주식도 급등했다. 주연 배우 이정재가 설립한 회사의 지분을 15% 갖고 있는 버킷스튜디오의 주가는 72%, 제작사 싸이런픽처스에 10억 원을 투자한 쇼박스 주가도 50% 급등했었다. 드라마에 소품으로 등장한 티셔츠, 트레이닝복, 진행요원의 빨간색 옷, 달고나 뽑기 세트, 양은 도시락 등이 아마존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달고나 모양 만들기에 실패하는 영상은 하나의 ‘밈’으로 퍼지기 시작할 정도로 문화적인 확산도 일어나고 있다.

넷플릭스 공동 CEO인 테드 서랜도스는 9월 27일(현지시각) 미국 베버리힐스에서 열린 ‘2021 코드 컨퍼런스’에서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의 시청을 기록한 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공동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오징어 게임>에 나온 트레이닝 복을 입은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넷플릭스 코리아는 9월 29일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를 열고, 딜로이트에 의뢰해 만든 ‘사회 경제적 임팩트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5년 동안 7700억 원을 투자해 <옥자>, <킹덤>, <스위트홈> 등을 제작하고, 80편의 한국 작품을 글로벌에 소개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콘텐츠 제작‧배급, 타 콘텐츠 산업, 이종 산업 등에 약 5조 6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만 6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추정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창작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에 기반한 협업과 지원 △포스트 프로덕션 생태계 육성 및 활성화를 통한 국내 기술 경쟁력 강화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경쟁력 및 흥행 입증, 투자 가치와 매력도 향상에 기여 △연계 콘텐츠 산업과의 선순환, 타 산업 후광효과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내세웠다. 이에 대해서는 동감하는 바다.

넷플릭스는 이에 힘입어 한국에서 8월 기준 순이용자가 863만 명(코리안클릭 기준), 결제액은 753억 원(와이즈앱 기준)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29일 넷플릭스가 딜로이트 컨설팅과 함께 발간한 ‘넷플릭스 코리아 사회경제적 임팩트 보고서’. &nbsp;
29일 넷플릭스가 딜로이트 컨설팅과 함께 발간한 ‘넷플릭스 코리아 사회경제적 임팩트 보고서’. &nbsp;

그럼에도 한국의 콘텐츠 생태계에 대해서는 넷플릭스가 주장하는 바대로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이 비판을 받는 것이 저작권이다. 넷플릭스가 투자한 오리지널에 대해 국내 비독점 유통과 해외 독점 저작권을 100% 가져간다는 점이다. 저작권이 없으면 시즌을 이어 제작하는 것도, 영화나 해외 리메이크 권한도 없기 때문에 국내 제작사는 넷플릭스의 ‘하청기지’로 전락하게 된다. 넷플릭스가 많은 제작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말도 있지만, 지적재산권(IP)이 없는 창작자는 추가 수익 창출의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영국 하원의 질문을 받고 모든 콘텐츠에 대해 100% IP를 확보하는 것은 넷플릭스의 포괄적 정책이 아니라고 답변했고,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2차적 저작물 권한을 인정한 사례도 있다. 이런 해외 사례는 넷플릭스의 저작권 독점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한 준거 틀로 작용할 수 있다. 한 달 후에는 디즈니+가 LGU+를 통해 서비스를 할 것이고, 애플TV+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HBO 맥스도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의 저작권 관행을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