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도너츠 비위생 문제 덮고 제보자 공격한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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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도너츠 비위생 문제 덮고 제보자 공격한 언론
던킨도너츠 제조공장 비위생 실태 SPC-민주노총 갈등으로 변질
제보자 "신상 공개 보도로 2차 피해...악의적 목적 있는 것처럼 보도해 답답"
  • 손지인 기자
  • 승인 2021.10.06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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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던킨도너츠 비위생적 제조 환경 공익제보자와 SPC 파리바게뜨시민대책위원회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채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영상을 공개했다. ⓒ뉴시스
SPC 던킨도너츠 비위생적 제조 환경 공익제보자와 SPC 파리바게뜨시민대책위원회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채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영상을 공개했다. ⓒ뉴시스

[PD저널=손지인 기자] KBS 보도로 드러난 ‘던킨도너츠 제조 위생불량’ 문제가 금세 진실 공방으로 변질됐다. 비알코리아 측이 제기한 '제보 영상 조작설'에 무게를 둬 제보의 신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민주노총 조합원과의 갈등으로 치환한 언론 보도 탓이 컸다.  

던킨도너츠 제조공장의 비위생 실태는 지난달 29일 KBS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경기도 안양시에 소재한 던킨도너츠 공장에서 근무하던 내부 직원이 제보한 영상에 따르면, 튀김기 유증기를 빨아들이는 환기 장치에는 기름때가 맺혀 있었다. 제보자는 밀가루 반죽에 묻어 있는 누런 물질들이 환기 장치에 맺혀있는 기름때 방울때문이라고 주장했다.

KBS 보도 이후 식약처는 곧바로 해당 공장 점검에 들어갔다. 지난 9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조사한 식약처는 일부 시설이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는 등 식품위생법 위반사항 적발로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식품을 이송하는 레일 하부의 비위생적인 상태, 이물 예방 관리와 원료 보관 관리 미흡 등으로 해썹 부적합 판정도 내렸다. 이어 실시한 점검에서 김해, 대구, 신탄진, 제주 등 다른 던킨도너츠 제조 공장의 위생 상태도 다르지 않았다. 

비알코리아 측은 30일 공개 사과를 하면서도 ‘제보한 직원이 설비 위에 붙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 시도했다’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등 제보 영상 조작설을 제기했다. 

이때부터 식약처의 위생 불량 지적보다도 비알코리아 측의 제보 영상 조작 의혹설에 힘을 싣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던킨도너츠 공장영상 조작 정황 발견” SPC, 경찰수사 의뢰>(조선일보, 9월 30일), <밀가루 반죽에 누런 기름때? 던킨 "직원이 영상 조작 정황">(중앙일보, 9월 30일), <'기름때 공장' 던킨도너츠 "영상조작 의심…경찰에 수사의뢰">(한국경제, 9월 30일) 등이 대표적이다. 

<CCTV 공개한 던킨 "고의로 기름 떨궜다"…경찰 수사 의뢰>(머니투데이, 9월 30일), <"던킨 비위생 영상 조작 의심"…SPC 경찰 수사의뢰했다>(매일경제, 9월 30일) 등 지면에 실린 기사들 역시 비알코리아 측의 제보 영상 조작설만을 비중 있게 실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지난 9월 29일 KBS '뉴스9' 보도 화면 갈무리.
지난 9월 29일 KBS '뉴스9' 보도 화면 갈무리.

비알코리아의 강경 대응에 발맞춰 제보자에게 초점을 맞춘 보도도 급격하게 늘었다. 다수 매체는 비알코리아 측의 발언을 인용해 제보자가 민주노총 조합원이라는 사실과 직책까지 공개했다. <조선일보>는 회사 측이 고소장에 해당 직원을 특정했다고 전하면서 "민주노총은 비알코리아의 모회사인 SPC그룹이 ‘노조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SPC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보자 A씨의 법률대리인인 강호민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는 “30일 오후부터 제보자의 신분 등을 노출하며 제보자를 특정하는 보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여지가 있는 보도로,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기자한테도 적용된다”며 “이러한 보도들은 공익제보 자체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제보자 A씨는 권익위에 공익신고와 신고자 보호조치 등을 신청했다. 

제보자 A씨는 지난 5일 던킨도너츠 위생실태 영상을 추가로 공개한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A씨는 통화에서 언론 보도에 대해 "제 직책이나 성(姓)을 공개한 기사도 있었다. 제 신상이 공개되면서 2차 피해를 당하는 상황인데, ‘괜히 제보 했나’ 후회도 많이 든다”면서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먹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고민 끝에 제보했지만, 악의적인 목적을 갖고 제보한 것처럼 보도가 나오니까 답답하고 심란하다”고 토로했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사람들이 믿고 먹는 대기업 식품에 대한 위생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어 왔는데, 이로 인해 시민들과 이용자들이 입을 피해가 무엇인지 등을 지적하는 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면서 “하지만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도 않은 ‘제보 조작’ 낙인을 제보자에게 씌우고, 비알코리아 측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양의 보도를 하고 있는 문제가 보인다. 이는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보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여진 상임이사는 “특히 대기업 시각을 대변해왔던 보수지, 경제지 등이 이번에도 기업의 입장에서만 보도하고 있다”며 “이미 식약처에서 꾸준히 지적 받아왔던 던킨도너츠의 위생 관리 문제를 짚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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