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약발도 안 받는 먹방·쿡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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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OTT 새로운 요리·음식 콘텐츠 선보이고 있지만 시들
JTBC '쿡킹' 시청률 1%대...넷플릭스 '백스피릿' 반응도 신통치 않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백스피릿'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백스피릿'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쿡방’이 반등을 꾀할 수 있을까. TV에서 요리와 음식을 소재로 삼은 예능은 하나의 포맷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시청자의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

방송사들은 여전히 신작 푸드 예능과 OT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출연자도 ‘쿡방’ 전성시대를 이끈 셰프에 이어 요리에 능한 셀럽도 가세하고 있지만, 화제성은 미미하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이후로 ‘쿡방’의 흥행 보증수표 격인 요리사업가 백종원도 7년째 방송가를 점령하며 다양한 아이템의 ‘쿡방’을 선보이고 있지만, 과거만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쿡방’의 전성기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이미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끈 ‘먹방’에 이어 셰프, 셀럽이 출연해 요리하는 ‘쿡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쿡방’은 다양한 포맷으로 뻗어가며 방송계를 휩쓸었다. ‘쿡방’은 단순히 요리해서 먹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획에서 벗어나 해외나 국내 지역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볼거리를 선사하거나, ‘음식’과 서바이벌, 솔루션, 식문화, 탐방, 여행 등 다채로운 소재와 결합하며 진화했다. <냉장고를 부탁해>, <한식대첩>, <마스터셰프 코리아>, <현지에서 먹힐까?>, <윤식당>, <집밥 백선생>,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쿡방’이 전성기를 누렸던 배경은 대중 친화적 소재인 ‘음식’을 매개체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방영 중인 ‘쿡방’의 인기가 시들하다. 지난 달 23일 첫 방송된 JTBC <쿡킹: 요리왕의 탄생>은 ‘요리 좀 한다’는 셉럽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요리 대결을 펼치고 있지만, 시청률 1%대 불과하다.

백종원의 KBS 예능 데뷔작인 <백종원 클라쓰>도 제자리걸음이다.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취지로 글로벌 음식 문화 토크쇼를 표방하고 있지만, 시청률은 2~4%대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백종원의 구수한 입담과 쉽고 간편한 설명은 여전하지만, 백종원이 프로그램의 간판으로 나선 것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JTBC '쿡킹:요리왕의 탄생' 예고편 갈무리.
JTBC '쿡킹:요리왕의 탄생' 예고편 갈무리.

‘쿡방의 전성시대’를 이끌어온 백종원이 선보인 다양한 예능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생방송과 요리쇼를 섞은 MBC <백 파더>는 올 초에 막을 내렸다. SBS <맛남의 광장>도 출연진을 대거 교체하는 등 새로 단장하면서 변화를 꾀했지만, 2년 만에 종영 수순을 밟았다.

JTBC<백종원의 국민음식>도 첫 회부터 1%대를 나타내더니 최근 방송에서 0.9%를 기록하는 등 0%대 시청률 굴욕을 맛보며 종영했다. 현재 방영 중인 식당 솔루션 예능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시청률이 반 토막 났다. 최근에는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를 내걸고 서바이벌 팀을 만드는 기획을 6주째 선보이고 있지만,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그럼에도 방송사와 OTT는 여전히 ‘쿡방’의 변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티빙은 지난 4월 공개한 오리지널 <백종원의 사계>를 론칭했다.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찾아 전국으로 떠나는 다큐멘터리다. 봄, 여름 편이 공개됐고, 오는 14일에는 가을 편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일 넷플릭스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백스피릿>을 선보였다. 백종원이 호스트를 맡고, 한지민, 김연경, 나영석 PD, 김희애 등이 출연해 술과 안주를 먹으며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음주 예능’의 틈을 파고들었지만, 백종원과 게스트의 토크는 친밀감보다 어색한 분위기가 감돈다. <스푸파>처럼 화려한 편집과 음악으로 침묵을 메우지만, 아쉬움이 남는 구성이다. 

‘쿡방’의 흥행과 백종원의 후광효과가 주춤한다는 건 양적으로 늘어난 콘텐츠에 비해 시청자가 만족할 만한 새로움의 부족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방영 중인 ‘쿡방’ 예능은 비슷한 형태로 정체한 지 오래고, 새롭게 나온 예능도 셀럽에 기대거나 기존 포맷을 답습하면서 식상함을 선사하고 있다. 여타 예능 포맷보다도 ‘먹방’이나 ‘쿡방’이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색다른 기획과 구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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