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웹예능, '오징어게임' 열기 이어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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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대 상금 내건 '파이트 클럽' 공개 하루 만에 100만뷰 넘겨
마피아게임 재구성한 '공범', 이근 대위가 제작한 '헬 위크' 등 서바이벌 웹예능 제작 붐

지난 4일 공개된 카카오TV 오리지널 '파이트 클럽'
지난 4일 공개된 카카오TV 오리지널 '파이트 클럽'

[PD저널=김승혁 기자] 전 세계를 사로잡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유례없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상금을 놓고 극한 경쟁을 벌이는 서바이벌 웹예능 제작이 붐을 이루고 있다.  

지난 4일 방송을 시작한 카카오TV <파이트 클럽>과 7일 공개되는 DIA TV <공범>는 1억원대의 상금이 걸렸고, 유튜브 채널 ROKSEAL <헬 위크(HELL WEEK)>(10월 14일 공개 예정)는 지난해 <가짜 사나이>로 신드롬을 일으킨 '이근 대위'가 기획·제작을 맡았다. 

14명의 참가자가 상금 1억 1천만 원을 두고 격투를 벌이는 <파이트 클럽>은 '싸움을 거절할 수 없다'는 규칙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 투표로 가장 약한 참가자로 뽑히면 '노란조끼'를 입고 청소와 배식을 담당해야 하고, 투표 결과에 납득할 수 없다면 자신을 지목한 참가자에게 싸움을 신청할 수 있다는 규칙 등 싸움 본능을 자극하는 룰로 채워진 공간이다. 

지난 4일 공개된 1화는 13번 참가자의 지목을 받고 링 위에 올랐던 14번 참가자가 과호흡 증세를 보이고 의료진을 찾는 장면에서 끝이 났다. 이종격투기 선수 정찬성의 유튜브 채널 '코리안좀비'를 통해서도 공개되는 <파이트 클럽>은 1화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100만 조회수를 넘기는 등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30만 유튜버 꽈뚜룹이 기획에 참여한 <공범>은 젊은 세대에 친숙한 ‘마피아 게임’을 스릴러 서바이벌 장르로 재구성한 콘텐츠다. 시민과 공범(마피아)으로 팀을 나눈 10명의 참가자가 매일 밤 살인이 일어나는 의문의 장소에서 상금 1억 원을 놓고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인다.

tvN <더 지니어스>로 얼굴을 알린 오현민을 비롯해 곽토리(뷰티 크리에이터), 조나단(외국인 크리에이터) , 논리왕전기(머니게임 출연자), 야전삽짱재(가짜사나이 교관), 김수환(형사 출신 탐정), 김농밀(힙합 뮤지션)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이 출연한다. 

'이근 대위'가 제작한 <헬 위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제 해군 UDT 선발 과정인 ‘지옥주 무수면’ 서바이벌 훈련을 진행한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예고편에선 교육생으로 참가한 <강철부대> 정성훈 SSU 팀장마저 괴로워하는 모습이 담겨 훈련 강도와 참가자 정체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는 7일, 14일 공개를 앞둔 '공범'과 '헬 위크' 유튜브 예고편 화면 갈무리
오는 7일, 14일 공개를 앞둔 '공범'과 '헬 위크' 유튜브 예고편 화면 갈무리

생존 경쟁을 콘셉트로 내세운 만큼 <오징어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시청자를 해외까지 넓히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파이트 클럽> 제작진은 '코리안 좀비' 채널을 통해 2화의 영어·일본어 자막 버전을 14일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범>과 <헬 위크> 예고편 영상에서도 해외 시청자들의 응원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매체 특성상 이전에는 콘텐츠 공개 시기를 딱히 고려하지 않았다”며 “최근 공개된 웹 예능 콘텐츠들은 전 세계에 K-콘텐츠의 저력을 알린 <오징어 게임>의 영향을 받아 해외 시청자까지 겨냥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제는 웹 예능도 콘텐츠를 미리 제작해두고 화제몰이를 할 수 있는 효율적인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바이벌 웹예능은 제한된 공간에서 출연자들이 드러내는 본성과 욕망을 지켜보는 대표적인 ‘대리만족’ 콘텐츠로, 참가자들이 MUSAT 훈련을 받는 <가짜사나이>로 성공 가능성을 본 뒤로 웹예능의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서바이벌 웹예능은 방송과 달리 자극적이고 리얼한 연출이 가능해 호응을 얻고 있지만, 출연자 논란 등으로 조기종영한 <가짜사나이><머니게임> 사례를 보면 결국 룰 설계와 시청자 평가가 성패를 좌우한다.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 심리와 말초적인 자극에만 집중할 경우 폭력성 가학성 논란이 반복될 수도 있다.   

오공훈 대중문화평론가는 “격투나 군사훈련 등 육체의 강인함과 한계를 강조하는 서바이벌 예능 등이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는 소재나 표현 면에서 기존 방송보다 자유롭기 때문에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쉽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경향이 심화되면 결국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정 작용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매체 특성상 제대로 될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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