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콘텐츠 경쟁력 강화 주문에 "BBC 스튜디오 모델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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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회 과방위 KBS 국감...국민의힘 KBS 보도 편향성 집중 공세
"글로벌 OTT 의존 안 하면 '오징어게임'과 같은 흥행작 어려워"

양승동 KBS 사장이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2021년도 KBS(한국방송공사)-EBS(한국교육방송공사)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양승동 KBS 사장이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2021년도 KBS(한국방송공사)-EBS(한국교육방송공사)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의 KBS 국정감사에서 KBS의 신뢰성 확보와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양승동 KBS 사장은 야당의 편파성 공세에는 "과한 지적"이라고 반박하면서 BBC 스튜디오 모델을 참고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12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KBS 보도의 편파성을 주장하면서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주호영 의원은 “1년 동안 KBS의 공정하지 못한 사례를 추려봤는데, 지난해 보수단체 집회는 7일간 46건, 올해 민노총 집회는 6일간 3건에 그쳤다. 내용도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19 전국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고 보도한 반면, 민주노총 집회는 주최측이 방역수칙 지켜달라고 여러차례 말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대선주자에 대해서도 윤석열 장모 대응 문건은 톱뉴스부터 세건을 다룬 반면, 대장동 개발 의혹은 후순위로 한건만 보도했다. 이런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성중 의원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는데, (KBS는) 내곡동 생태탕 보도, 페레가모 신발 보도 등 편향적인 보도를 일삼았다”며 “편파 불공정 보도 때문에 국민이 신뢰하지 않고,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동 사장은 집회보도에 대해선 ”작년 8‧15 집회는 이후 확진자가 굉장히 많았다. 당시에 주최 측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집회를 강행해, KBS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와 언론사가 비슷한 지적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KBS 보도가 편향적이라는 질의에 "과한 지적"이라며 "실수가 몇차례 있었지만, 의도를 가지고 보도를 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오늘 KBS 뉴스 보도에 대해 여러 가지 비판과 편행됐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여권에서도 KBS 뉴스가 여건에 불리하다, 편파적으로 보도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자기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일부 사례를 침소봉대해 공정성을 흔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국회 제출에 앞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검토하고 있는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선 KBS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여야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KBS는 수신료 인상안을 제출하면서 매번 자구책을 제시했는데, 분석해보니 약속이 제대로 지켜진 게 없다”며 “인건비 절감, 유휴자산 매각 등 약속한 자구책을 못지키면서 어떻게 국민들이 믿고 통과시킬 수 있나. 뼈를 깎기는커녕 살을 빼려는 노력도 안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양승동 사장은 “ 수신료 올려주면 (자구 노력을) 하겠다는 거냐”는 허 의원 질문에 “일부는 그렇고, 끊임없이 노력해 수치상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서 질의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 사장의 답변을 지적하면서 “(자구책) 이행결과가 나온다면 수신료 인상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입장”이라고 꼬집었다. 

KBS 부사장을 지낸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KBS가 수신료 인상을 이끌기 위해서는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는 파격적인 선제조치가 필요하다“며 ”공익성 확대로 상업방송과 차별화, 2TV 상업적 광고 폐지, 지역성 회복 위해 지역총국 특성에 맞는 네트워트 강화 등이 전제될 때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승동 사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수신료 조정안은 단순 재정 위기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 공공성 위기에 대한 근본적 검토에서 추진됐다"며 이번 수신료 조정안에 대해 설명 책임을 다하며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에선 세계적인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넷플릭스 <오정어게임>을 언급하며 KBS의 콘텐츠 경쟁력 제고를 주문하는 질의가 많았다. 

양승동 사장은 “제작비용이 SBS나 MBC에 비해 줄었는데, 앞서 공론 조사에서 KBS가 제 역할을 한다는 답변은 46%에 그쳤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한준호 의원 질의에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KBS가 충분히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답변했다. 

윤영찬 의원은 “<오징어게임> <D.P.> 등 우리나라 콘텐츠들이 넷플릭스 투자를 받아 유통된다. 국내 제작 여건 자체가 떨어지고, 외주 역량도 모두 위기”라며 “글로벌 OTT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흥행작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정식 의원은 “과거 KBS가 대한민국 콘텐츠를 주도했는데, 지금은 참신한 간판이 없는 것 같다. 다른 방송사 인기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뼈아픈 지적도 있다”며 “콘텐츠의 성패는 PD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방송사의 유연한 조직문화에 달려있다고 한다. KBS는 상대적으로 창의적으로 도전적인 문화가 타방송사에 비해 뒤처져있다”고 꼬집었다. 

양승동 사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몬스터유니온 등 계열사 경영진단을 거쳐 BBC 스튜디오 모델로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자회사 통폐합을 통해 상업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줄수 있고, 대형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스튜디오형 제작사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주제작사와 상생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KBS가 외주제작사들과 체결한 계약서를 보면 3년 동안 외주제작 작품 가운데 84%는 KBS가 저작재산권을 단독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EBS는 외주제작사와 6대4로 콘텐츠 수익을 배분하고 있는데 KBS는 외주제작물의 84%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모두 가지고 있다. 외주제작사들이 권한을 많이 주는데 가지, 적게 주는데 가겠느냐”고 말했다.  

양승동 사장은 “KBS의 리소스를 어느 정도 사용하느냐, 창작자의 몫이 어느 정도냐를 기준으로 배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좀더 저작권을 배부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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