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환경' 시대, 작지만 큰 실천 권하는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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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환경' 시대, 작지만 큰 실천 권하는 예능
KBS '오늘부터 무해하게'·히스토리 채널 '위 사이클' 등 '환경 예능' 관심
경각심 위주에서 일상 실천 운동에 주목
  • 김승혁 기자
  • 승인 2021.10.14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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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방송하는 KBS2 '오늘부터 무해하게' ⓒKBS
14일 방송하는 KBS2 '오늘부터 무해하게' ⓒKBS

[PD저널=김승혁 기자] 환경 보호가 필수가 된 시대를 맞아 예능 프로그램도 일상 속 환경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선언’과 지난 5월 개최된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 회의’ 등을 통해 ‘필(必)환경’ 트렌드는 사회 각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재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뛰어들었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 등 캠페인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2021 MZ세대 친환경 실천 및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68.8%가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약 70%가 “가격과 조건이 같다면 친환경 활동 기업 제품 고를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맞춰 환경 문제에 주목한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를 찾고 있다. 1999년에 방송을 시작했다가 올해 8년만에 부활한 <환경스페셜>과 같은 다큐멘터리와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선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환경 감시에 주목했다면 최근 ‘환경 예능’은 일상에서 실천할수 있는 운동에 주목한다. 

14일 첫 방송을 앞둔 KBS <오늘부터 무해하게>(이하 <오늘 무해>)는 배우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이 에너지 자립섬 죽도에서 일주일 동안 펼치는 ‘탄소제로 생활 도전기’를 그린다. 특히 환경 보호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온 배우 공효진이 <오늘 무해> 공동 기획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늘 무해>에서는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7일간의 캠핑여행’이라는 슬로건답게 자연에서 흔적 없이 머물기 위한 최소한의 짐 싸기 방법부터 친환경 조리법, 업사이클링 등 집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법이 공유될 전망이다.

10월 말 방송 예정인 SBS 파일럿 <공생의 법칙>에서는 <정글의 법칙>의 족장 김병만이 국립 생태원과 손잡고 야생 생태 교란종 퇴치에 나선다. <공생의 법칙>에서는 현재 우리 주위에서 한국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교란종 35종에 대한 정보 전달과 교란종과 관련된 실험 등이 다큐멘터리 예능 포맷으로 담긴다.

<공생의 법칙>을 연출한 SBS 김진호 PD는 “거창한 환경 주제보다 실제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여러 교란종에 관련된 이야기를 너무 무겁지 않은 수준에서 다뤄보고 싶었다”며 “시청자에게 익숙한 세 명의 연예인 패널과 전문 지식을 전달해 줄 생태 전문가가 동행하며 직접 생태계를 들여다보는 연출이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A&E 네트웍스 코리아의 히스토리 채널은 '무공해' 자전거 로드 버라이어티 웹 예능 <위 사이클>을 오는 11월 19일에 공개한다. <위 사이클은>은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지향하며 하루에 살 수 있는 일회용품을 제한하는 ‘리사이클’ 미션 등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 <환경스페셜>을 연출하고 있는 배용화 PD는 “20년 전에도 지금 나오는 환경 아젠다들을 이야기했지만 당시에는 너무 과하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시청자들의 체감도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먼 나라 이야기라고 느꼈던 태풍, 산불, 홍수 등 기후변화의 위기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이런 대중의 관심을 반영해 최근 예능에서도 환경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는데, 자연은 인간과 연결되어 있다는 태도를 갖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예능의 특성상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환경 보호의 주체를 개인으로 국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경각심 위주의 이전 방송들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대안을 이야기하는 환경 프로그램으로 변해가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방송은 아직도 '쓰레기를 줍자' 등의 환경 보호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사실 개인이 쓰레기를 줍는 것보다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기업 책임 등을 지적하고 알리는 프로그램도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환경 예능은) 과거 일방적인 거대담론에서 벗어나 라이프 스타일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며 “잘못된 환경 정보를 큐레이션 해줄 곳이 방송밖에 없다. 대안 중심의 솔루션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이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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