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윤석열 언급 쐐기 박은 ‘PD수첩’...尹 측 "MBC-조성은 선거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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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윤석열 언급 쐐기 박은 ‘PD수첩’...尹 측 "MBC-조성은 선거공작"
MBC 'PD수첩', '김웅-조성은' 녹음 파일 최초 공개
김웅 의원 통화에서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 나와"
윤석열 측 "해석 멋대로 달아 ‘윤석열 죽이기'...책임 물을 것"
  • 김승혁 기자
  • 승인 2021.10.2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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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조성은 통화 녹음 파일을 처음 공개한 'PD수첩-누가 고발을 사주했나'편 

[PD저널=김승혁 기자]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가 MBC와 일부 언론사에 공개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통화 내용에서 김웅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을 언급하며 조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제가 (고발하러)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조씨에게 고발장 접수를 부탁했고,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 보내드릴게요”,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등 누군가의 전언을 전달하는 듯 말했다. 

조성은 씨가 김웅 의원과 지난해 4월 3일 두 번에 걸쳐 17분 37초간 통화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녹취록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이 등장하느냐를 두고 일었던 논란은 일단 종결됐다. 

국민의힘 측은 지난 6일 MBC가 '김웅-조성은 녹취록'에 윤석열 전 총장의 언급이 나온다고 보도하자 “자의적인 해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노컷뉴스>는 녹취록 윤석열 언급 논란에 <[단독]김웅-조성은 녹취파일에 '윤석열' 언급 없었다> 제목으로 “일각의 보도에서와는 달리 윤석열이라는 이름은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MBC <PD수첩>은 19일 <누가 고발을 사주했나, 17분 37초의 통화>편을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핵심 단서인 김웅-조성은의 통화 녹음 파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성은씨는 이날 방송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법원 특수감정인을 통해 포렌식되어 현재 정보공개청구에 있는 내용들이 개별적으로 소모되는 것보다 한 시간 동안 사건 안에서 들려드리는 것이 적절한다고 생각했다"고 <PD수첩>에 녹음 파일을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PD수첩>은 방송에서 김웅 의원의 육성이 담긴 음성 파일에서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 "언론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동원해서 가는게 낫겠죠, 검찰색을 안 띠고”라고 언급한 대목을 전하면서 “김웅 의원은 사전에 계획을 짠 것처럼 접수 장소와 방법, 밖으로 비치는 모양새 등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이 4월 3일 오후 조성은 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고발장에는 범여권 정치인들이 총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언론사 관계자들과 공모해 허위 사실을 보도했고, 이 보도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음성 파일에는 고발장 전달 3일 전 채널A 기자의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 제기한 MBC 보도와 관련,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의 대응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한 김웅 의원의 발언도 담겼다. 이동재 전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진술하라고 압박하면서 제보자에게 들려줬다는 검찰 관계자와의 녹음 파일과 관련한 내용이다.

김웅 의원은 “목소리는 통화한 게 아니라 이동재가 한동훈인 것처럼 가장해서 녹음을 한 것”이라며 “이동재가 양심선언하면 이걸 바로 키워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PD수첩> 제작진에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한 적도 없고, 할 이유도 전혀 없기 때문에 할 말도 없다”고 답변했다.

<PD수첩>은 "우리 사회가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범죄 수사와 처벌이라는 검찰의 막강한 권한 때문이다. 검찰 권력이 남용되면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지난 역사에서 충분히 봐왔다"며 검찰이 정치에 동원되어서는 안 된다는 규범이 파괴되지 않도록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이 공수처에서 제대로 수사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9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김웅-조성은' 통화 녹취록은 <연합뉴스> 등 복수의 언론사가 기사화했지만 윤석열 전 총장 측은 MBC를 특정해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윤석열 국민캠프는 19일 밤 입장문을 내고 “MBC와 조성은發 선거공작용 거짓 프레임”이라며 “MBC는 김웅과 조성은 간 통화 내용의 일부를 공개하면서 그 해석을 멋대로 달아 ‘윤석열 죽이기’에 나섰다. 녹취록 전문을 보면 윤석열 후보와 무관하다는 사실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성은이 먼저 대검에 찾아갈 필요성을 말하자, 김웅 의원이 자신이 대검에 가면 윤석열이 시킨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가지 않겠다고 거절한 것에 불과하다”며 “공영방송으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행태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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