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후보 2명 시민평가 하루 앞두고 돌연 사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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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걸 후보 '대학원 재학 논란'·서재석 후보 '양자대결 부담' 이유
KBS 이사회서 "임병걸 후보 대학원 논란 문제" 지적 나온 뒤 임 후보 사퇴 표명
KBS노동조합 “시민평가단 평가 유명무실...선출 원천무효”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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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손지인 기자] KBS 사장 후보 2명이 비전 발표회를 하루 앞두고 사퇴해 KBS 차기 사장 선임은 사실상 김의철 후보 찬반 투표로 치러지게 됐다.  

KBS 이사회는 22일 오후 KBS 사장 후보자 3명 중 2명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임병걸 KBS 부사장이 사장 후보 사퇴서를 제출한 후, 약 2시간 뒤 서재석 전 KBS 이사도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KBS 이사회는 “임 후보는 재직 중 대학원에 다닌 사실로 논란이 일었던 부분 때문에 이사회와 회사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되겠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고 전했다.

서재석 후보는 임병걸 후보가 사퇴한 뒤 '양자 대결이 부담스럽다'는 다소 무책임한 취지의 사유를 대며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 후보자 2명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25대 KBS 사장 후보자는 김의철 후보(KBS 비즈니스 사장)만 남았다.

내부에선 사장 후보자들의 중도 사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다만 21일 비공개로 열린 KBS 이사회에서 임병걸 후보의 재임 중 대학원 재학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한 이사는 “어제(21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가 임병걸 부사장이 30년 전 쯤 업무시간 중에 대학원을 다닌 것이 결격 사유이지 않느냐는 문제제기를 해서 조금 논란이 있었다”며 “대학원 논란은 서류 심사 때도 나왔지만, 임병걸 부사장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서에 있어 양해를 구하고 대학원을 다녔다고 소명해 넘어갔다”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소명을 거쳐 1차 면접까지 통과시킨 임병걸 후보의 논란을 다시 끄집어 낸 건 이석래 KBS 이사였다.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석래 이사는 선임 전 한 집회에 참석해 ‘정권을 되찾아오는 데 앞장서겠다’고 발언해 내부에서 사퇴 요구를 받기도 했다.

이날 이석래 이사의 문제제기에 다수 이사는 '이미 30년이 지난 일이고, 후보 결격 사유에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는 의견을 냈고, 추후 논의하기로 하고 회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KBS 사장 공모에 지원했던 정필모 전 KBS 부사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부당 겸직‧외부강의’ 사규 위반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후 부사장까지 지냈던 터라 사퇴할 정도의 결함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는 것이다.  

후보 2명이 사퇴하자마자 KBS 내부에선 벌써부터 사장 선임 절차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김의철 후보 흠집내기 조짐이 보인다. 

KBS 소수노조인 KBS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임병걸, 서재석 후보자의 이런 결정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며 "KBS인은 물론이고 국민들과 시민참여단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내일 유튜브로 생중계될 예정이었던 對 국민 정책발표회와 시민참여평가단의 후보자 평가절차도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유명무실한 요식행위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홀로 남은 김의철 사장 후보자가 설령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최종 사장 임명 재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원천적으로 하자가 있다는 꼬리표가 임기 내내 붙어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김의철은 임명돼도 사이비(Pseudo) 사장으로 불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보 2명의 사퇴로 시민참여단의 정책 비교는 불가능해졌지만, 오는 23일 KBS 사장 후보 비전 발표회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비전 발표회는 23일 오전 10시부터 KBS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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