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평가단 앞에 선 김의철 KBS 사장 후보 "시청자와 함께 답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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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2명 사퇴로 싱거워진 KBS 사장 후보자 비전발표회
김의철 후보, '외부 간섭 배제하는 독립 선언'·'부당개입 신고센터' 등 공약
“넷플릭스 2억 1천명 이용자 데이터 분석...시청자 요구 파악 중요"

23일 'KBS 사장 후보자 비전발표회 : 시민이 묻고 후보자가 답하다'에 김의철 후보자가 발표하고 있다. ⓒKBS
23일 'KBS 사장 후보자 비전발표회 : 시민이 묻고 후보자가 답하다'에 김의철 후보자가 발표하고 있다. ⓒKBS

[PD저널=손지인 기자] 김의철 KBS 사장 후보가 “시청자로부터 시작해 시청자로 돌아가는 믿음직하고 친근한 KBS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23일 열린 KBS 사장 후보자 비전발표회는 전날 후보 2명이 사퇴함에 따라 김의철 후보 홀로 시민평가단 204명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남영진 KBS 이사장은 “어제 갑자기 시민참여단 발표 전에 2명이 사퇴해서 한 명만 남았다. 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어서 대국민 약속인 만큼 (비전발표회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탐사보도팀장, 보도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KBS 비즈니스 사장을 맡고 있는 김의철 후보는 △믿음직한 KBS △역시 다른 KBS △친근하고 친절한 KBS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구체적으로 부당한 외부 간섭을 배제하는 독립 선언과 부당개입 신고센터(가칭) 설치, 민영 미디어와 다른 콘텐츠 제작, KBS 플랫폼 공유 및 개방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참여단과 전문가 패널은 공정성·경쟁력 확보 방안과 조직문화 개선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김 후보는 보도 신뢰성 제고 방향을 묻는 질문을 받고 “중립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취재보도 준칙이 매우 구체적이어야 한다”며 “사실 보도를 하더라도 ‘여당 편들었다, 야당 편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공정성을 평가할 때는 규정을 놓고 건전하게 논의해야 공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선 국정감사에서 왜 KBS는 <오징어게임>을 못 만드냐는 질책이 나왔던 점을 언급하면서 “넷플릭스가 국내 제작사들 시나리오에서 무엇을 보고 투자를 했느냐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용자 2억 1천만 명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넷플릭스는 시청자가 얼마나 시청하는지 어떤 디바이스로 보는지 어떤 내용을 검색하는지 등의 정보를 데이터화해서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 콘텐츠가) 제작진의 경험과 감각, 막연한 선호도를 기반에 두고 제작하는 작품과 경쟁력, 화제성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KBS도 시청자의 기대와 요구가 무엇인지 시청자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해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제작 인력 이탈 문제에 대해선 “KBS에서 받는 월급과 바깥 시장에서 받는 보상은 너무 차이가 나 우수 인력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마음대로 제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라며 “현재 우수한 기획보다는 제작비 확보가 용인한 콘텐츠가 회의에서 통과된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사장이 되면 제작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가칭 ‘재원조성팀’을 만들어 직접 운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을 받고 김 후보는 "직종간 벽이 높다", "사내 갈등이 심하다"고 수긍했다. 

김 후보는 사내 화합과 공정인사를 우선 과제로 꼽은 사내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 ”이번 사장 선임 국면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사내갈등이 심하다. 조직에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결코 생산적이지 않다”며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능력‧성과 위주의 인사를 통해 사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3일 유튜브에 생중계된 'KBS 사장 후보자 비전발표회 : 시민이 묻고 후보자가 답하다' 화면 갈무리.
23일 유튜브에 생중계된 'KBS 사장 후보자 비전발표회 : 시민이 묻고 후보자가 답하다' 화면 갈무리.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검토 중인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서도 국민과 국회를 적극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공적 재원이라고 할 수 있는 수신료 비율이 50%가 채 안 된다. 나머지는 광고를 하고, 콘텐츠를 판매하고, 기타 수입을 통해서 운영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적 재원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면서 “국민의 신뢰도를 높여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결정 권한이 있는 국회도 설득해나가겠다. 그 과정들을 국민들에게 충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계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도 KBS 독립성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후보는 “KBS 이사와 사장을 뽑는 과정에 공정한 절차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정치적 후견주의가 있다. 운명적으로 KBS는 아무리 잘해도 오해를 받는다”며 “공영방송 주인인 시민들, 국민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기본 원칙 아래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국회에 다양한 법안이 제출되어 있는데 정치권이 국민의 요청을 무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논의해 제도를 개선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줌을 통해 후보자의 비전을 들은 시민참여단은 7시간가량 진행된 분임토의와 질의응답을 마치고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비전과 철학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 신뢰성 강화방안 △한국방송공사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나갈 경영능력과 리더십 △국가기간방송 사장에 걸맞은 도덕성 등을 기준으로 5점 척도로 점수를 매겼다.

KBS 이사회는 오는 27일 김 후보에 대한 최종 면접을 진행하고 시민참여단 평가 결과를 반영해 사장 임명 제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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