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 모인 언론 노동자들 “임명동의제 폐기 연쇄효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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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에 모인 언론 노동자들 “임명동의제 폐기 연쇄효과” 우려
언론노조, 무단협 24일차 맞은 SBS에서 ‘연석회의’ 개최
KNN지부장 "사측 무단협 겁박"....각 지부 대표들 "하루 속히 단협 쟁취해야"
  • 김승혁 기자
  • 승인 2021.10.26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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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이 26일 SBS 노조가 농성을 벌이고 있는 SBS 사옥 로비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SBS 사측의 임명동의제 폐기와 단체협약 파기를 규탄했다.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이 26일 SBS 노조가 농성을 벌이고 있는 SBS 사옥 로비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SBS 사측의 임명동의제 폐기와 단체협약 파기를 규탄했다. ⓒ언론노조 SBS본부

[PD저널=김승혁 기자] SBS 무단협 24일째를 맞은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산하 지부장 등 30여명이 SBS 사옥 로비에 모였다. 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본부) 창립 23주년인 이날 전국에서 모인 언론 노동자들은 SBS의 임명동의제 폐기가 언론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면서 SBS본부의 무단협 대응 투쟁에 연대의 뜻을 보냈다.  

SBS 사측은 지난 4월 전임 노조위원장이 노사합의를 어겼다는 이유로 경영진 임명동의제 조항 삭제를 요구하며 단협 해지를 통고했다. 노측은 경영진 임명동의제에서 한발 물러선 타협안을 제안했지만, 사측은 현재까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BS 노사는 오는 27일 3차 본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SBS 사옥 로비에서 열린 언론노조 ‘현안(투쟁)조직 대표자 및 전임 간부 연석회의’에 참여한 YTN·KNN·G1·<서울신문>지부장 등 각 지부 대표들은 SBS 사측의 행태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신호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SBS 노조가 창립 23주년 생일에 무단협 24일차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SBS는 사주들의 돈으로 만든 게 아니라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든 회사다. 단체협약 파기는 근본적으로 노동자를 무시하는 처사다. SBS가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SBS의 단협 파기가 다른 언론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재 사측과 단체협약 교섭을 벌이고 있다는 최철규 KNN지부장은 “(단체협약 요구안에) 임명동의제 조항을 넣었더니 사측에서 ‘SBS도 무단협을 하는데 우리도 하겠다'고 겁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SBS 단협 교섭이 잘 되면 지역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풍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SBS가 임명동의제를 도입한 뒤 EBS도 지난 2019년도에 임명동의제를 도입하고 지금까지 잘 진행하고 있다”며 “좋은 선례인 임명동의제를 사측이 일방적으로 파기하기 위해 무단협 상태로 만든 것은 굉장히 안타깝다. 하루 속히 협의를 통해 노사가 단체협약을 쟁취하고 정상적인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신호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연대 쪽지를 작성하고 있다. ⓒPD저널
신호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연대 쪽지를 작성하고 있다.(왼쪽). 조합원들이 작성한 응원 메시지.(오른쪽) ⓒPD저널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대표자 발언을 통해 확인됐듯 태영 자본와 사측의 단협 해지가 여타 사업장에 연쇄효과를 주고 있다"며 "지난 30여년 간 언론 노동자들이 한 발 두 발 전진시켜온 언론 역사, 투쟁의 발걸음에 저항하는 자본의 행태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이미 여러 차례 단협 해지를 경험한 바 있다. 잠시 돌아가는 것 같아도 역사는 결국 한 방향으로 전진해왔다. 무단협 사태도 그렇게 귀결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를 마친 뒤 연석회의 참가자들은 SBS 로비에 설치된 게시판에 사측의 대화를 촉구하는 메모지를 붙이며 SBS본부에 지지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형택 SBS본부 본부장은 “임명동의제는 공정방송을 위한 장치이고, 공정방송은 언론노동자의 당연한 근로조건이다. 이런 근로조건을 사측이 폭력적인 행태로 말살하겠다는 것이 바로 무단협”이라며 “단협을 쟁취하고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지키기 위해 언론노조와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SBS본부가 '행동하는 날'로 지정한 26일, 조합원들은 노조에서 지급한 바람막이 점퍼와 ‘단체협약 쟁취’ 출입증을 패용하고 '공정방송 사수'와 '단협 쟁취' 투쟁에 동참했다. 

SBS노조가 '행동하는 날'로 지정한 26일, 조합원들은 노조에서 지급한 바람막이 점퍼와 ‘단체협약 쟁취’ 출입증을 패용하고 '공정방송 사수'와 '단협 쟁취' 투쟁에 동참했다. ⓒ언론노조 SBS본부
SBS노조가 '행동하는 날'로 지정한 26일, 조합원들은 노조에서 지급한 바람막이 점퍼와 ‘단체협약 쟁취’ 출입증을 패용하고 '공정방송 사수'와 '단협 쟁취' 투쟁에 동참했다. ⓒ언론노조 S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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