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북한 가짜뉴스...검증 의무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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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북한 가짜뉴스...검증 의무 지켜야"
29일 NCCK ‘적대적 분단 언론에서 상생 통일의 언론으로’ 토론회
“‘2020 김정은 중태설’, 북한 가짜뉴스 먹이사슬 위력 증명"
  • 손지인 기자
  • 승인 2021.11.30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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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 '남북 교류와 평화의 전제 조건 - 적대적 분단 언론에서 상생 통일의 언론으로' 토론회 화면 갈무리.
2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 '남북 교류와 평화의 전제 조건 - 적대적 분단 언론에서 상생 통일의 언론으로' 토론회 화면 갈무리.

[PD저널=손지인 기자] "북한을 둘러싼 가짜뉴스는 그 어떤 가짜정보와 뉴스보다 악의적이고 심각하다." 

2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NCCK) 주관으로 열린 ‘남북 교류와 평화의 전제 조건 - 적대적 분단 언론에서 상생 통일의 언론으로’ 토론회에서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은 "북한 관련 인포데믹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북한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김현경 소장은 ‘2020 김정은 중태설’을 북한 관련 가짜뉴스의 먹이사슬과 시장의 위력을 증명한 사례로 들었다. 

김현경 소장은 “국내 북한 전문가들이 김정은 신변에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생겼을 수가 있다고 말하자 한 북한 전문매체가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진료소에서 심혈관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는 등 육하원칙 요건을 갖춰 기사를 내면서 허위정보가 구체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후 CNN 등도 미국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이 중대한 위험에 빠졌다는 정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주식시장이 요동쳤다”고 말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도 북한 가짜뉴스 확산에 일조했다고 본 김현경 소장은 “김정은 사망설 당시 유명 아나운서 리춘희 방송원의 음성 등을 배경으로 한 조선중앙TV 보도 형식의 조작 동영상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딥페이크 영상은 이제는 일도 아니”라며 “정통 언론매체들은 라이벌 언론사뿐 아니라 다양한 뉴스 생산자들과 클릭수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정보원과 가짜뉴스는 여론과 정치를 왜곡시킨다"며 "북한을 취재하는 데 한계가 많이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오보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없다. 최소한 가짜뉴스를 의도적으로 생산하지 않고, 최소한의 검증 의무를 지켜야 하는 것이 언론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북한 전문가와 기자들은 북한의 폐쇄성 등으로 언론이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를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학 박사인 김수한 <헤럴드경제> 기자는 “(북한 관련 가짜뉴스가) 계속 양산되는 구조가 있는 이유는 아무도 제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 양심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 기사를 막 쓴다고 김정은 위원장이 언론중재위원회나 재판 소송을 걸 것이냐'며 얼토당토 않는 기사를 써놓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많다. 이러다가 기사 쓸 것은 없고 특종은 하고 싶어 상상으로 기사를 써서 대한민국 사회를 뒤집어 놓으면 어떻게 될지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가짜뉴스는 조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김정은 위원장 건강 등 휘발성이 강한 이슈가 가짜뉴스의 중심으로 등장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며 “가짜뉴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짜뉴스를 쓰면 이게 얼마나 창피한 짓인지를 기자들한테 인지시켜주는 게 답인 것 같다”고 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 관련 보도가 다소 막 나가는 것은 남북 간의 깊은 불신과 관계의 경색과도 무관치 않다. 남북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 아무래도 우리 언론들은 북한 관련 보도에 보다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남북대화 복원 계기 시에 남북 간 언론교류를 우선 의제로서 논의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을 적대적으로 바라보는 언론인의 인식 전환과 함께 근본적으로 냉전시대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탈북민으로 유튜브 ‘왈가왈北’을 운영하고 있는 유영호 대표는 “북한에 대한 가짜뉴스가 생산되고, 북한을 악마화하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국가보안법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 대한 대표적인 적대정책인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북한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고, 지금과 같은 가짜뉴스는 끊임없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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