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 듯 아닌 듯 ‘브랜디드 콘텐츠’ MZ세대 집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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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속 자사 제품 자연스럽게 녹인 ‘브랜디드 콘텐츠’ 확산
자사 유튜브 채널 등 적극 활용...매출 증대 효과도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서 방송된 웹 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 화면 갈무리.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에서 방송된 웹 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 화면 갈무리.

[PD저널=손지인 기자] 자사 제품을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노출해 광고 효과를 노리는 '브랜드디 콘텐츠'가 진화하고 있다.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을 창구로 뮤지컬, 웹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내놓고 있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만듦새는 웬만한 콘텐츠에 밀리지 않는다. 

지난 19일 종영한 <바이트 씨스터즈>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Put Your HANDSOME)’에서 선보인 웹 드라마다. 경성시대부터 이 땅에 살고 있는 뱀파이어들의 이야기로, 브랜드 로고 노출 없이 등장 배우들이 ‘한섬’ 의상을 입고 나오며 콘텐츠에 자사 제품을 녹였다.

누적 조회 수는 공개 한 달여 만에 1100만 회를 넘겼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한섬 측은 “자연스럽게 자사 채널로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고, MZ세대의 유입에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해 <바이트 씨스터즈>를 제작하게 됐다. 웹 드라마 방송 기간 동안 온라인몰 매출 신장률도 두 배 이상 늘었고, 극중 배우들이 입고 나온 제품들이 완판 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기획한 뮤지컬 애니메이션 형식의 '평범하게 위대하게' 광고도 조회수 840만회를 넘기며 호응을 얻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저희가 광고를 많이 하는 회사는 아닌데,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의 탄생 취지와 상징성을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메시지로 전달하기 위해 이번 브랜디드 콘텐츠를 기획하게 됐다”며 “이번 콘텐츠를 통해 장수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와 적극 소통하는 젊은 이미지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CU도 자사 유튜브 채널 ‘씨유튜브’에서 자체 제작 웹 예능 <쓔퍼맨> 시즌2를 지난 17일부터 방송 중이다. 가수 데프콘이 슈퍼맨 복장을 하고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CU의 인기 상품들을 맞춤 판매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기업들이 전통적인 방송광고보다 디지털 광고에 주력하는 이유는 미디어 이용행태 변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제일기획이 발표한 ‘2020 대한민국 총 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13% 성장하며 광고비가 5조 7106억 원까지 올랐다.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다인 47.6%를 기록한 반면 방송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8.5% 감소한 3조 4651억 원으로 줄었다. 

MZ세대 소비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엄남현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교수는 “MZ세대의 동영상 소비는 TV가 아닌 디지털 미디어 등을 통해 이뤄진다”며 “브랜디드 콘텐츠 영상은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온드 미디어(홈페이지, 블로그, SNS 채널 등)를 통해 매체비 집행 없이 운영할 수 있다. 또 소비자들이 본인의 SNS에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실어 날라 이야기를 나누는 등 바이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브랜디드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광석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도 “TV보다 유튜브를 즐겨하는 MZ세대에게는 잘 만든 유튜브 브랜디드 콘텐츠가 수억 원짜리 TV 광고보다 파급력과 확장성이 좋다. 흥미와 경험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이들 세대가 직접 입소문을 내고 공유하면서 바이러스처럼 빠른 속도로 확장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이들 세대가 관심을 가지는 웹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브랜디드 콘텐츠에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유튜브 채널 '삼양식품'에 올라온 애니메이션 기반 뮤지컬 '평범하게 위대하게'. ⓒ삼양식품
지난 9월 유튜브 채널 '삼양식품'에 올라온 애니메이션 기반 뮤지컬 '평범하게 위대하게'. ⓒ삼양식품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브랜디드 콘텐츠를 방송광고에서도 만날 수 있을까.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시장 활성화를 위해 방송광고 네거티브 규제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브랜디드 콘텐츠까지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이희복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는 “단언하긴 어렵지만, 새로운 광고를 시도할 수 있게 되면 브랜디드 콘텐츠도 방송광고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안 되는 광고 빼고는 다 가능해지면서 광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진화 과정이 필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가 지난달 공개한 도입 초안은 현재 7개의 방송광고 유형을 ‘프로그램내/외’ ‘기타’로 단순화하고, 방송광고 허용을 원칙으로 하는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게 뼈대였다. 네거티브 규제방식으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방송광고와 프로그램은 구분한다’는 대원칙을 거스를 수 없는 데다 프로그램 안으로 브랜디드 콘텐츠가 들어올 경우 시청권 훼손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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