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좋았지' 2000년대 감성 소환하는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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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좋았지' 2000년대 감성 소환하는 예능
MBC ‘놀면 뭐하니?’ 15일 ‘도토리 페스티벌’, tvN ‘엄마는 아이돌’ 10일 첫 방송
'유행 20년 주기' 따라 2000년대 음악 패션 등 주목
  • 장세인 기자
  • 승인 2021.12.10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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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방송된 MBC '놀면뭐하니' 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 4일 방송된 MBC '놀면뭐하니' 방송 화면 갈무리.

[PD저널=장세인 기자] ‘유행은 20년마다 돌아온다’는 법칙을 입증하듯 2000년대 감성을 물씬 풍기는 예능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MBC <놀면 뭐하니>'도토리 페스티벌'은 2000년대를 보낸 이들의 '흑역사'가 밀봉된 싸이월드 배경음악을 소환했고, 10일 첫 방송하는 tvN <엄마는 아이돌>은 엄마가 된 2세대 아이돌이 무대에 선다. <나 혼자 산다>는 ’2022년 무지개 달력 제작기‘를 통해 2000년대 학생들의 3월 개강 감성을 선보였다. 

레트로 콘텐츠가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지는 꽤 됐는데,  '20년 주기'에 따라 조명하는 시대가 80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왔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MBC 관계자는 “방송가에서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포인트를 빠르게 잘 찾아내는 콘텐츠가 사랑받는다. ‘도토리페스티벌’ 역시 단순한 음악프로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잘 캐치해낸 것”이라며 “2000년대는 비교적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고, 그 당시에는 청소년이었지만 지금은 문화를 다양하게 소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그들의 니즈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도토리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에픽하이가 출연한 영상에 달린 “에픽하이 노래 대학생 때 맨날 들었는데”, “고3 때 많이 듣던 Fly, 내 지난 시절”, “어른들이 왜 토토가에 열광했는지 알 것같음, 내 세대 나오니까 이렇게 좋네” 등의 댓글 반응을 보면 그 시절 노래를 통해 추억에 잠기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tvN '엄마는 아이돌' 예고편.
tvN '엄마는 아이돌' 예고편.

대중음악의 르네상스로 꼽히는 2000년대는 2세대 아이돌이 한류 붐을 이끈 시기이지만, 발라드·힙합 등 다양한 장르도 인기를 끌었다. tvN <엄마는 아이돌>은 2세대 아이돌로 2000년대를 주름잡았던 원더걸스 선예, 쥬얼리 박정아, 애프터스쿨 가희를 '레전드'로 불러냈다. 

민철기 <엄마는 아이돌> PD는 “2000년대 아이돌은 연습생이라는 과정을 통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고 기획사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으며 데뷔 후 범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현대 아이돌 시스템의 근간”이라며 “그만큼 많은 걸그룹이 데뷔했고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원더걸스가 빌보드차트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던 시대”라고 2세대 아이돌에 주목한 이유를 설명했다. 

민철기 PD는 “첫 녹화 때 10대 아이돌 패널부터 4050대 스태프까지 2000년대 감성으로 마음이 흔들렸다. 추억 소환이 ‘트렌드’에서 ‘스테디’ 아이템이 되면서 젊은 세대들까지도 추억을 공유하고 싶은 감성이 전이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과거의 드라마와 예능 등을 온라인에서 쉽게 접하면서 레트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진단도 있다. 

류웅재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대중문화는 20년 간격으로 한동안 유행했던 것이 다시 유행한다”며 “다른 점이라면 이전에는 복고 열풍이 헤어, 패션, 음악 등에 국한되었다면 이제는 포맷이 다양해졌다.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 속에서 여러 포맷을 개별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실험적인 스타일의 콘텐츠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05학번이즈백‘에서 큰 사랑을 받은 개그맨 이은지는 지난 10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2005년 밀리오레 댄스퀸 길은지‘ 캐릭터로 외출하는 영상이 조회수 100만을 넘기며 큰 주목을 받았다. 

레트로 콘텐츠는 앞으로도 이어질 테지만, 단발적이고 단편적인 소비 방식은 한계로 지적된다. 

성상민 문화평론가는 “(과거를 그대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 재해석이 들어가지만, 과거 전성기를 보낸 가수들이 나오는 JTBC <싱어게인>, <짝> 폐지 이후 10년 만에 다시 등장한 <나는 솔로> 등을 보면 반복되는 느낌은 있다.  폭이 넓어지고 포맷이 다양해진 건 맞지만, (장르나 그 시대로) 본질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콘텐츠가 있는지 살펴보면 애매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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