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시사 라디오 축소·제작비 반토막..."지역방송 근간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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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정규 프로그램 예산 50% 삭감...아침 시사 라디오 축소 편성
"막무가내 경영" 내부 반발..."외부 제작 지원 등 다각도로 방안 강구"

광주MBC가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프로그램 폐지, 예산 삭감을 추진해 내부 반발을 사고 있다.
광주MBC가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프로그램 폐지, 예산 삭감을 추진해 내부 반발을 사고 있다.

[PD저널=박수선 기자] 광주MBC가 경영난을 이유로 큰 폭의 프로그램 예산 삭감을 추진하면서 구성원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광주MBC는 20억 원대로 불어난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이라며 설득작업에 나섰지만, 내부에선 "지역방송의 근간을 흔드는 막무가내 경영"이라는 성토가 나온다. 

광주MBC는 새해부터 90분짜리 아침 시사라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을 폐지하고, <시사인터뷰 오늘>(오전 8시 10분~30분)을 신설한다. <문화콘서트 난장> <오매 전라도> 두 개의 정규 프로그램 예산도 절반으로 삭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초 내년도 예산편성안을 공개하면서 내놓은 3개 프로그램 폐지 방침보다는 누그러진 것인데, 자체제작 프로그램 축소 방향에 구성원의 반발은 가시지 않고 있다. 

윤행석 광주MBC 콘텐츠본부장은 라디오 개편 배경에 대해 “(아침 시사라디오 편성 축소는) 만성적인 재원 문제가 컸다”며 “유튜브를 활용해 화제성 있는 인물을 인터뷰하는 방식이 주어진 여건에서 해볼 수 있는 포맷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담당 PD들과 수차례 논의해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지만, 일선 제작진의 주장은 다르다. 
 
<황동현의 시선집중> 진행과 연출을 맡은 황동현 PD는 “<시선집중>은 다양한 공익캠페인이 가능한 프로그램이고 (폐지 언급에) 협찬처도 새로 물색하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경영문제를 이야기하다가 나중에는 조사한 적도 없는 청취율이 (경쟁 프로그램보다) 떨어진다는 이유를 댔다”며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온 작가, 리포터, 아나운서 등을 하루아침에 쫓아내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광주MBC는 지난 20일 라디오 개편 소식을 알리면서 “프로그램 개편으로 인해 발생하는 프리랜서 제작 스태프 일자리에 변화가 생기는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함께해온 프리랜서 종사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규 TV 프로그램 폐지 여부는 유동적이다. 프로그램에 투입해온 예산이 절반으로 깎여 추가적으로 외부 재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두 개 프로그램 모두 정규로 편성되는 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윤행석 본부장은 “제작비뿐만 아니라 업무추진비 등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전반적으로 줄였다”며 “정부의 제작 지원사업과 외부 협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제한된 예산과 여건 속에서 방법을 찾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광주MBC는 오는 24일 경영설명회에서 각 부서별 예산 편성을 설명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광주MBC는 예산편성을 두고 벌어진 갈등을 원만하게 봉합하겠다고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노조를 향한 불만도 표출돼 제2노조 설립이 가시화했다.  

황동현 PD는 현재 언론노조 광주MBC지부가 조합원들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광주문화방송 노동조합 창립을 추진했다.  

광주문화방송 노동조합은 20일 출범 사실을 알리면서 “인사권을 남용해 구성원들을 겁박하는 사장과 왜곡된 인사 전횡과 그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것이 바로 조합이 할 일”이라며 “새롭게 출범하는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정당한 방송 제작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부당한 사측의 행위에 진정으로 맞서는 노동조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욱 언론노조 광주MBC지부장은 “회사와 일선 PD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경영진에 제작진의 요구를 전달하면서 최대한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2노조가 출범을 공식화한 상황이 안타깝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구심점 역할을 최대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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