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구했다"는 유튜브 대선 토론, 방송사들 못했나 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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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구했다"는 유튜브 대선 토론, 방송사들 못했나 안했나
'삼프로TV' 이재명·윤석열 후보 초청 토론 480만 조회수 넘기며 흥행몰이
"유튜브 방송이 공론장 역할, 뼈아픈 지적"...지상파, TV토론 기피 윤석열 후보 설득 '안간힘'
"미디어 이용 행태 변화 방증"..."제약 많은 지상파 한계 있지만, 새로운 시도해야"
  • 김승혁 기자
  • 승인 2021.12.29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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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가 마련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받응을 얻고 있다.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가 마련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받응을 얻고 있다.

[PD저널=김승혁 기자]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대선 후보 초청 토론이 공개 나흘 만에 480만 조회수를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유튜브 토론'의 흥행에는 대선이 70일 앞으로 다가오도록 대선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진지하게 전달하는 방송이 없었다는 비판이 담겨 있어 기성 언론에 여러 시사점을 남긴다. 

최근 대선 후보들의 유튜브 채널 출연이 늘고 있는데, 가장 화제가 됐던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출연한 <삼프로TV>였다. 지난 25일 공개된 대선 특집 방송은 채널을 운영하는 경제 전문가 김동환·이진우·정영진 세 명이 1시간 30분 동안 자본시장을 비롯한 경제분야와 관련한 질문을 던지고 후보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후보 모두 주식시장의 투명성을 강조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평가와 개선 방향에 대해선 견해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다. 영상이 게재된 지 나흘 만에 두 후보 토론 영상 조회 수는 29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187만 회(윤석열 후보 편), 298만 회(이재명 후보 편)를 넘어섰다. 영상 댓글란에는 '후보들을 비교해 볼 기회도 없었는데, 자유롭게 후보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삼프로가 나라를 구했다"는 댓글은 온라인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삼프로TV> 대선 기획에 대한 반응에는 미디어 지형 변화와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TV 토론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MBC <100분 토론>를 진행하고 있는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나라를 구했다‘는 표현에는 ’기성언론도 이런 토론을 해봐‘라는 일종의 돌려까기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정준희 교수는 “삼프로TV의 이번 대선 토론은 미디어 지형 변화를 보여준 사례”라면서 “지상파는 의사 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편파성 시비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보수적이고 관습적인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각 캠프의 요구사항과 방송심의 규제 등을 고려해야 하는 방송사 입장에서 (삼프로TV 대선 토론 방식을) 안 했다고 보기보다는 못했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과 달리 방송사는 사회적인 책무가 크고 심의 규정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유연한 TV토론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삼프로TV를 비롯한 유튜브는 시간이나 질문 등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이 가능하지만, 객관성 공정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 레거시 미디어는 여러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방송사는 정해진 시간이 있기 때문에 30분 이상 한 후보에게 포커싱하기 어렵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고 답변을 얻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시청자들로부터 ‘재미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건 이런 깊이감, 현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게임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출연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23일 게임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출연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더군다나 윤석열 후보가 TV 토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방송사들은 속을 끓이고 있는 상황이다.

TV 토론을 기피해온 윤 후보는 <삼프로TV>에서도 "정책 토론을 많이 하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토론을 하게 되면 싸움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2월 15일부터 시작하는 선거운동 기간에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법정토론 3회'만 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통상 대선 후보들은 방송사와 협의해 선거운동 전에 방송사 TV토론에 참여해왔지만, 윤 후보는 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후보가 방송사 주관 TV토론 요청에 응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다. 선관위가 주관하는 토론회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하더라도 과태료 1천만원만 내면 된다. 

한 지상파 기자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들이 유권자들의 공론장으로서 해왔던 역할들을 현재 유튜브가 하고 있다는 것은 뼈아픈 지점이다. 정보제공의 역할을 단순히 과거에 TV로만 하는 것에 대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기에 극복해야 한다”면서도 “내부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대선 후보들과 만나려고 했는데 양 후보 중 한쪽에서 거절 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토론이 진행되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각 방송사들은 대선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후보 설득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현석 KBS 선거방송기획단장은 “선거 기간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며, 언론의 존재 이유”라며 “KBS는 후보들에게 다양한 정책토론의 장을 마련해 초청해놓은 상태이며, 초청에 응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초청에 임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BS는 대선후보들의 비전과 생각을 들어보는 <대통령의 자격>(가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미디어 이용 행태와 시청자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틀에서 벗어난 대선방송을 선보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최진봉 교수는 “지상파는 각종 규제 때문에 지나치게 방송하는 것을 긁어 부스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미국도 언론 침해로 보고 동일 시간, 형평성을 강조한 원칙을 없앴다. 우리도 초시계 재듯이 따지는 TV토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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