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TV토론하자면서 방송사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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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TV토론 놓고 신경전...KBS 4자 토론 요청에 윤석열 후보 측만 아직까지 참석 의사 안 밝혀
토론 적극 나서겠다던 국민의힘 "방송사 토론보다 양자 간 합의 거쳐 대국민 공개 토론 바람직"
난감한 방송사들 "공식 선거 기간 방송사 주관 토론 현실적으로 어려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을 키워드로 한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을 키워드로 한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PD저널=손지인 김승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TV토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지 6일이 지났지만, TV토론 성사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방송사 주관 토론회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 TV토론 가능성이 또 다시 불투명해졌다. 

1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KBS가 제안한 후보 토론 실무협의를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KBS 주최 토론회 실무협의에 불참했다'고 비판하자, 국민의힘 측은 “방송사로부터 민주당과의 실무 날짜를 연락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KBS는 주요 후보 캠프에 토론 참석 요청 공문을 보냈는데, 윤석열 후보 측만 아직까지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BS 관계자는 “지난 6일 4개 정당에 TV토론 참여를 요청하며 자세한 내용은 실무협의를 통해 안내해드리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며 “민주당 측은 18일이 가장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고, 국민의당도 18일과 19일 모두 좋다고 알렸다. 정의당은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개최되면 참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후보 측은 "내부 논의 중“이라며 TV토론 참석과 관련한 답변을 유보해 실무협의 단계까지 넘어가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방송사 주관 토론회 대신 양당 간 협의를 거쳐 공개 토론을 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장은 11일 “특정 방송사를 택한 토론보다는 양자 간 합의에 의한 대국민 공개 토론을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오늘이라도 당장 양당 간 실무진 접촉을 갖고 토론 협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통상 TV토론(선거방송토론)은 공직선거법 등에 따라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하는 토론회와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개최하는 토론회를 지칭한다. 방송사 주관 토론회는 각 캠프 측과 조율 과정을 거치지만, 토론 방식과 편성 등은 방송사가 정한다. 양당이 토론을 주도한다면 토론 주제와 방식 등을 놓고 지난한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간끌기 속셈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대장동 4인방’ 재판이 본격화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공세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11일 “이재명 후보는 우리당 윤석열 후보에게 그렇게 토론회 하자고 공개 압박하더니 윤 후보가 대장동 토론을 포함해서 실무협의회 착수하자고 하니까 슬그러미 뒤꽁무니를 빼는 모양새이다. 언제까지 이런 꼼수로 진실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도대체 국민이 두럽지 않은지 묻고 싶다”며 “대장동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대장동 몸통에 대해 끝까지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사정에 따라 조정의 여지는 있다지만 토론 자체에 대해 미온적이거나 토론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그 후보자는 유권자를 무시하는 것이고, 선거에 나올 자격이 있느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며 “유권자들을 위해서라면 법에서 정한 이상의 토론회를 열 필요가 있고, 적어도 유력한 후보는 토론회에 참석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안철수(왼쪽부터)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라시아 2021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왼쪽부터)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라시아 2021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TV토론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들은 다자 토론, 후보 개별 토론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JTBC는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편성했다. 11일에는 <사건반장> 시간대에 안철수 후보의 토론회를 열었고, 다음 날인 12일 오후 2시 30분에는 심상정 후보의 토론회가 방송된다. JTBC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토론회도 현재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특집 대선 후보에게 묻는다'는 제목으로 대선 후보 초청 토론을 진행한 MBC <100분토론>는 윤석열 후보만 남겨둔 상태다. 

<100분 토론> 진행자인 정준희 교수는 지난 6일 이재명 후보 초청 토론 방송 말미에 “이제까지 심상정·안철수·김동연·이재명 후보 토론을 진행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즉과도 계속 토론 참여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곧 윤석열 후보와 시민과의 토론 만남의 자리를 가지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고 했다.

하지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TV 토론 기피로 법정토론 3회만 열린 18대 대선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MBC 관계자는 “현재는 윤석열 후보만 남았기 때문에 이전처럼 초청 토론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 후보들에게 양자 토론이나 다자 토론도 제의할 계획”이라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 후보들은 세 번의 토론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2월 15일 이후로는 토론을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선거운동 기간까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그 사이 설날과 베이징 올림픽이 껴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BS 관계자는 “당별로 상황이 달라 언제까지 다자 토론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기한을 정하진 않았다. 최대한 국민 알권리를 위해 주요 후보가 다 참석하는 토론회가 바람직하기 때문에 (각 당에서)서둘러서 결정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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