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본부장, '이재명 파일 보도' 요구에 “알권리, 공정성 등 판단해 대처”
상태바
MBC 보도본부장, '이재명 파일 보도' 요구에 “알권리, 공정성 등 판단해 대처”
18일 방문진, MBC 2022년 보도본부 등 업무보고
'김건희 녹취록' 보도 등 질의에 박준우 보도본부장 "방송 내용 언급 보도 자율성 침해" 원론적 입장 밝혀
  • 장세인 기자
  • 승인 2022.01.18 2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D저널
©PD저널

[PD저널=장세인 기자] MBC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에 업무보고를 위해 출석한 박준우 MBC 보도본부장이 MBC <스트레이트>의 '김건희 녹취록' 보도와 균형을 맞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의혹도 방송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방문진 이사의 질문에 “(구체적인) 방송 내용에 대해 말하는 건 보도와 취재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국민의 알권리와 공정성, 취재의 자율성, 충족 여부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18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문진은 전날에 이어 2022년 MBC 보도본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를 위해 참석한 박준우 MBC 보도본부장은 지난 14일 <스트레이트>의 ‘김건희 7시간 통화’ 보도를 막기 위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방문과 방문진 야권 성향 이사들의 항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17일 <스트레이트>의 '김건희 녹취록' 방송에 대해 편향성을 지적한 김도인 방문진 이사는 이날 ‘김건희 7시간 통화녹음’ 보도를 언급하며 박준우 보도본부장에게 “이번 주에도 김건희 통화를 연속해서 2회 방송하는 거냐", “이재명 후보의 녹취록도 보도해라”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박준우 MBC 보도본부장은 “구체적인 보도 내용에 대해 질문을 주셨는데 보도와 취재의 자율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않겠다. 특정 후보를 언급하며 얘기하시는 것 역시 보도의 가치와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어 원칙적인 부분만 말하겠다”며 “공적 관심사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 공정성, 취재의 자율성 이 세 가지를 충족하느냐를 판단해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업무보고에서 지난 14일 있었던 국민의힘 MBC 항의방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던 윤능호 이사는 박준우 본부장에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사장면담을 요구했을 당시 배석한 걸로 알고 있는데, 특정 사안에 대한 보도를 요청한 걸로 들었다.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 달라. (이재명 후보의 녹취파일을 담은) USB는 그 자리에서 받았나”라고 물었다.

박준우 보도본부장은 “당시 김기현 원내대표와 박성중 의원 포함 세 분이 오셨다. 자리에서 ‘공영방송으로서 역할과 소임, 본분을 다하는 보도를 하겠다’고 말씀드렸고, 박성제 MBC 사장은 ‘제작진이 방송을 준비하고 있고 법원에서 방송금지가처분 심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 얘기하시는 문제들을 일일이 대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원칙적인 말만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며 “USB는 회의실에 두고 가셨다”고 전했다.

윤능호 이사는 국민의힘의 항의방문에 대해 “항의방문은 할 수 있으나 사장과 보도본부장이 있는 자리에서 USB를 주고 똑같이 방송하라고 한 것은 MBC에 대한 사전검열이자 언론 재갈 물리기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편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한다는 엄연한 법이 있음에도 이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국민의힘의 행위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MBC가 방송 독립성을 견지하도록 보호해야 할 방문진으로서 강한 유감의 표시를 밝혀야 한다”며 이사회 차원의 입장표명을 공식 제안했다. 

방문진은 일부 이사들의 반대와 성명의 파장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다만 권태선 이사장은 “MBC의 관리감독기구이자 대주주로서 방송의 독립성을 지켜나가는 데에 위협이 가해지는 것을 모른 척 할 순 없다”며 “어떤 정당이든 방송의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에서 방송에 간섭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환기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야권 성향의 일부 이사는 MBC 대선 보도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김도인 이사와 지성우 이사는 박준우 보도본부장에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MBC의 보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MBC의 공정방송위원회와 같은 내부 구성으로는 선거방송에 있어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자문위원회 등을 구성해 (다른 성향을 가진) 외부 의견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우 보도본부장은 “심의실에서 뉴스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시청자위원회, 노사로 구성된 공정방송위원회 등 해당 기능을 위해 이미 3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여러 장치가 있다”며 “대선 방송 관련해서는 선거방송준칙, 방송 강령과 더불어 여러 내부 규정이 있으니 이에 입각해서 공정보도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MBC 보도본부는 올해 뉴스 공영성 강화를 목표로 △엠빅뉴스 100만명 구독자 확대 △뉴스데스크 방송심의 제재 건수 0건 △저출산·기후변화 적극 대응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MBC 상암 사옥.
MBC 상암 사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