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가면 쓰고 안철수 조롱한 JTBC '가면토론회' 의견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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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방송심의위 위원들 “법정제재 필요한 노골적 조롱 방송” 비판
방송사측 의견진술 거쳐 제재 여부 등 결정하기로

지난달 12일 방송된 JTBC '가면토론회' 화면 갈무리.
지난달 12일 방송된 JTBC '가면토론회' 방송 화면 갈무리.

[PD저널=손지인 기자]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이하 선방위)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가면을 쓰고 출연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낸 JTBC <가면토론회>에 대해 “특정 대선 후보를 노골적으로 조롱한 방송”이라며 방송사 측의 '의견진술' 이후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선방위는 4일 회의를 열고 JTBC <가면토론회>(1월 12일 방송분)에 대해 ‘방송은 선거에 관한 사항을 공정하게 다루어야 한다’, ‘시사정보프로그램에서의 진행자 또는 출연자는 특정 정당·후보자 등을 조롱 또는 희화화하여서는 아니 된다’ 등의 선거방송심의 특별규정 조항 위반 여부를 심의한 결과, 다수 위원이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가면토론회>는 가면을 쓰고 음성 변조를 한 출연자들이 다양한 사회 문제를 두고 벌이는 3대3 토론 배틀 프로그램으로, 이준석 대표가 출연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뒤 2회 만에 종영한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12일 <가면토론회>에 출연한 ‘마라탕’이라는 닉네임의 논객은 안철수 후보에 대해 “(안 후보에게) 왜 희망을 걸어, 계속 실패했는데. 같이 망하는데 희망을 걸자고요?”, “1년에 한 번씩 나는 기사가 있어. ‘안철수가 달라졌다’, 맨날 나는 기사야 그거는” 등의 비판 발언을 했다. 방송 이후 출연자 ‘마라탕’이 이준석 대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월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당 방송사 쪽에서도 저를 섭외하면서 네임벨류나 이런 걸 제쳐놓고 논리만으로 승부하는 프로그램 만들어보겠다 해서 제가 응한 것"이라며 '마라탕'으로 출연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날 선방위원 다수는 출연자들이 안철수 후보를 노골적으로 조롱했다며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언경 위원은 “출연자들의 발언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를 노골적으로 조롱, 희화화하는 내용이 있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가면을 안 썼으면 이 정도의 발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출연했기 때문에 지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마라탕’이든 누구든 가면을 쓰고 출연해 수위 조절이 안 된 발언을 한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법정제재 ‘주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정일윤 위원도 ‘주의’ 의견을 내며 “(해당 프로그램은) 우선 불공정하다. 같은 야당에서도 후보끼리 경쟁하는 상황에서 특정 정당의 대표를 가면을 씌워서 내보냈다. 발언 내용도 조롱 섞인 말들이 많다”며 “기획하는 쪽에서는 편견, 선입견을 배제하고 가면 뒤에서 익명으로 진술함으로써 격 없는 토론을 끌어내겠다, 재미와 오락적 요소도 건지겠다는 게 있었겠지만 전체적인 진행방식이 불공정할 뿐 아니라 특정 후보를 조롱하는 진행이 됐다”고 비판했다.

박동순 부위원장은 “풍자 수준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보고 너무 황당했고, 어떻게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했을까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하더라도 법정제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일곤 위원은 “이 프로그램이 3대3 토론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문제없다”, 구본진 위원은 “시사 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 박미선 씨가 사회자고, 코미디 프로그램처럼 운영했기 때문에 일반 프로그램과 동일선상에서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지만 소수 의견이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을 비교하며 윤석열 후보의 발언에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빵점짜리 답변”이라는 등의 논평을 내놨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2021년 12월 8일 방송분)은 위원 5명의 의견에 따라 ‘주의’가 결정됐다. 앞서 해당 방송분은 다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의결보류’가 결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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