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위험한 동물 촬영 최대한 CG로 구현"...가이드라인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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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위험한 동물 촬영 최대한 CG로 구현"...가이드라인 신설
KBS '동물 학대 예방' 기본 원칙 세운 '동물 촬영' 조항 추가
10가지 종별 주의사항 명시...'태종 이방원' 오는 26일 방송 재개
  • 손지인 기자
  • 승인 2022.02.09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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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물보호연합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별관 앞에서 '드라마 태종 이방원 말 사고 논란'과 관련 추가 고발 2차 기자회견을 한 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동물보호연합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별관 앞에서 '드라마 태종 이방원 말 사고 논란'과 관련 추가 고발 2차 기자회견을 한 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손지인 기자] <태종 이방원> 동물 학대 논란으로 지탄을 받은 KBS가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동물 보호’·'위험한 장면 CG 구현' 등을 원칙으로 한 동물출연 조항을 신설했다.  

KBS는 9일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동물 출연' 조항을 신설했다고 알리면서 동물 학대 촬영 논란 이후 3주째 결방 중인 <태종 이방원> 방송을 오는 26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출연 동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작가이드라인 조항을 새롭게 마련했다”며 “제작가이드라인에는 출연 동물 보호를 위한 기본원칙을 밝히고, 촬영 전 준비단계와 촬영단계에서 지켜야 할 수칙들을 명시했다. 특히 드라마 연기 시 동물 종별로 제작진이 유념해야 할 세부 주의사항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서 강제로 쓰러뜨리는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KBS는 동물 안전 등에 대한 제작 관련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신설된 '동물 출연' 조항은 먼저 △동물이 출연할 때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의 동물 학대를 예방하며 동물을 보호한다 △동물이 신체적으로 위험에 처하거나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연기 장면을 연출할 경우 최대한 CG작업으로 구현한다 △살아있는 동물에게 인위적으로 상해를 입히거나,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산 채로 먹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는다 등을 기본 원칙으로 뒀다. 

촬영 전 단계에서는 ‘드라마에서 동물이 출연하여 연기를 해야 할 경우, 사전에 제작진·연기자·훈련사가 동물 연기의 방식과 안전에 대한 합의를 하고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도록 한다’, ‘동물 촬영을 전체적으로 관장하는 책임자를 지정하고, 책임자는 출연하는 동물의 상태, 동물의 공급자 정보 등을 확인해야 한다. 말의 경우 그 이력사항(마명, 마필번호 등)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등의 주의사항을 명시했다. 

촬영 단계에서는 ‘말채찍, 말고삐, 말안장 등의 도구들은 안전하고 인도주의적으로 사용하되 나무막대기, 전기충격기 등 비정상적인 도구는 사용하지 않는다’, ‘동물 촬영은 정해진 시간에 이루어지도록 하고 예정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촬영 시 각 동물 종에 따른 본능과 습성을 고려하여 안전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못박았다. 

KBS는 가이드라인에 집고양이, 개 조류, 축산 동물 등 출연하는 동물의 종을 10개로 분류해 특성에 맞는 유의사항을 적시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말 촬영의 경우 '걸음걸이에 이상을 주는 어떤 장치나 약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화상을 입히거나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등 신체적 고통을 줄 수 있는 모든 경우를 금지한다' 등의 내용이 신설됐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집고양이와 개는 각각 10주령, 16주령 이상을 출연시켜야 하고, 촬영에 유리 창문이 필요할 경우에는 새가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한다.

KBS는 “오늘 발표하는 제작가이드라인을 제작 현장에서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며 “정부 및 관련 동물보호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영상산업 전반에서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동물을 안전하게 촬영하는 제작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2일부터 결방 중인 <태종 이방원>은 오는 26일 13회가 방송된다. 오는 19일에는 그동안의 방송분을 정리한 ‘스페셜’이 방송되며, 20일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식 중계방송으로 결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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